시를 쓰겠다는 말로

by 윤지안


<시를 쓰겠다는 말의 의미>


사랑한다는 말은 너무 자주 쓰여서

가끔은 진짜 마음을 가리지 못한다.

그래서 누군가는 “사랑해” 대신

“시를 쓰겠다”라고 말한다.

시를 쓴다는 건

마음을 천천히 들여다보겠다는 뜻이고,

쉽게 꺼내지 않겠다는 약속이며,

다정함을 함부로 쓰지 않겠다는 결심이다.

그 사람을 위해 시 한 편을 쓰겠다는 말에는

서두르지 않겠다는 마음이 담겨 있다.


<좋아하는 마음은 늘 조심스럽다>


사랑은 언제나 확신보다 망설임에 가깝다.

혹시 내가 더 다가가면 부담이 되진 않을지,

이 말이 상처가 되진 않을지

한 번 더 삼켜보는 마음들.

그래서 이 노래는 크게 말하지 않는다.

소리를 낮추고, 속도를 늦춘다.

마치 밤늦게 보내는 메시지처럼,

혹은 보내지 못하고 지운 문장처럼.

좋아한다는 감정은

확실할수록 더 조심스러워진다.


<너를 생각하는 시간들>


특별한 사건이 없어도

하루의 끝에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

괜히 그 사람이 좋아할 것 같은 문장을 저장해 두고,

별 의미 없는 풍경에도

그 사람을 끼워 넣어본다.

시를 쓴다는 건

그런 사소한 순간들을 놓치지 않는 일이다.

사랑을 증명하려 애쓰기보다

사랑이 머무는 자리를 지켜보는 일.

이 노래는 바로 그 시간을 노래한다.


<고백보다 오래 남는 것>


고백은 순간이지만,

글은 시간을 가진다.

말은 사라지지만,

글은 마음에 남아 다시 읽힌다.

그래서 “시를 쓰겠다”는 말은

당장의 대답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저 이 마음이

천천히 당신에게 닿기를 바랄 뿐이다.

서툴러도, 완벽하지 않아도

진심이 닿는 방식은

늘 그렇게 조용하다.


<결국, 당신에게>


이 에세이도 하나의 시라면

아마 이런 마음일 것이다.

급하게 사랑하지 않겠다고,

함부로 약속하지 않겠다고.

대신 오래 생각하고,

오래 남길 수 있는 방식으로

당신을 좋아하겠다고.

오늘도 마음속 어딘가에서

아직 쓰이지 않은 한 편의 시가

조용히 숨을 고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