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숨 사이, 달을 건너는 나비

by 윤지안


달은 언제나 멀리서도 가까운 얼굴을 하고 있다.
손에 닿지 않는 거리에서
우리를 오래 바라보는 것들 중에는
이상하게도 가장 사적인 감정이 깃든다.

나는 가끔 숨을 고르듯
달을 바라본다.
고요하게 들이마시고,
조용히 내쉬는 사이
나의 하루는 아주 작게 접힌다.

숨결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차가운 공기 위에 잠시 드러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살아 있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한다.
그 짧은 증거처럼
빛 또한 스쳐 지나가며
모든 것을 잠깐씩만 존재하게 한다.

어디선가 날아온 나비 한 마리가
빛 위를 건너듯 흔들릴 때,
나는 그것이 방향을 잃은 것이 아니라
단지 너무 많은 가능성 사이를
유영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빛은 나비를 붙잡지 않고,
나비는 빛을 소유하지 않는다.
그저 스치는 순간에만
서로를 완성시킨다.

어쩌면 우리의 마음도 그렇다.
잡히지 않는 것들로 이루어져서
오히려 더 선명해지는 것들.

달은 끝내 내려오지 않고,
나비는 멈추지 않으며,
숨결은 계속 흩어지고,
빛은 늘 떠나가지만—

그 모든 것 사이에서
나는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지금이라는 순간을
살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