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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냥하자 Jul 11. 2021

잡생각 없이 그냥 하는 위대함 #7

소설 계약하던 날

7월 9일.

소설을 계약했다.


20년 6월에 출판사로부터 계약 제의를 받은 후 거의 1년 만인 것이다.

첫 번째 출판사에는 투고하지 않았다. 이유는 뭐......


어쨌든 내 글을 잘 이해하고 소설을 잘 다뤄줄 출판사를 찾고 있었는데

운이 좋게도 인연이 이렇게 닿아 버렸다.  


이번 소설은 애초부터 출간 목적의 글이 아니었다.

머리에 꽉 차있는 상상을 비워내는 것과

힘들 때 나를 도와준 지인들에 대한 감사함이었다.


혹시 출간이 되면 너무 고마운 정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글감이 계속 떠올라 몇 번을 외면하려 했지만

그것은 쉬이 되지 않았다.

글을 또 써야 하나? 또 퇴고를 해야 해? 미치겠다.


소설은 퇴고가 전부다
퇴고의 고통은 경험하지 않으면 모른다
나는 [퇴고통]이라 부른다


소설의 퇴고는 겪어 본 사람만 알 것이다.

그냥 쓰면서 밀어붙이는 것보다 몇 만배 힘들 다는 걸.

결국 노트북 앞에 다시 앉게 되었다.


'빨리 쓰고 일어나자.'


20년 여름에 한 이 결심은 결국

21년 2월까지 늘어져 버렸다.












대표를 만나 차 한잔 했다.

그리고 선인세와 인세 10%가 명시된 계약서를 받았다.  

계약서를 읽어 보며 대표에게 대뜸 물어봤다.


제 글이 뭐라고 한걸음에 찾아오셨어요?

전 그저 이름 없는 신인일 뿐이데

그러자 가타부타 긴 대답하지 않고

되려 대표가 나에게 질문한다.


책을 가장 많이 팔고 싶어 하는 사람이 누굴까요?
작가님이라고 생각하세요?
천만에요
바로 출판사 대표인 접니다.



2월에 투고한 소설을 늦게 읽어 미안하다고

일주일 전 새벽에 단숨에 다 읽고 전화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재미있어서요."


나는 신인 치고는 연락 오는 출판사가 꽤나 있었지만

무슨 귀신이 씌었는지 선뜻 나서지 못했다.

그런데 이 출판사의 대표는 그간 만났던 사람들과는

사뭇 달랐다.


소설은 작가에게 있어서 자식과도 같은 존재이다.

해서 함부로 시집 장가 보내진 않는다.(내 생각이지만)

그러나 이 대표라면 보내도 괜찮지 않을까?


나는 미팅 자리에서 계약하지 않았지만

집에 돌아와 늦은 밤 문자를 보냈다.


대표님 믿고 함께 갑니다


문자를 받은 대표가 곧바로 전화가 왔다.

그리고 30분 정도 소설에 대해 우리는 수다를 떨었다.


나는 믿는다.

독자들이 퇴고통을 치유해 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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