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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냥하자 Jul 17. 2021

잡생각 없이 그냥 하는 위대함 #10

좋은 날씨지만 현기증이......

어제 뒤척거렸더니 역시 아침이 늦었다.

후다닥 준비를 하고 일하러 나갔다.


예전엔 덥더라도 이렇게 하늘이 좋은 날이 되면

어디로 갈까 어디에서 누구를 만날까

꽤나 한량 같은 생각만 했었는데

이제는 시치스런 생각이 되어 버렸다.


너무 더우면 안 되는데......
차라리 비가 왔으면 좋겠다



붕붕이를 타고 배달을 나갔다.

이곳저곳 콜이 오는 대로 음식을 날랐다.

내가 멀티가 된다는 걸 오토바이 배달을 하며 알게 되었다.
























손은 오도방구를 당기고

머리는 수입한 제품의 홍보 방법을 생각하고

홍보 방법의 궁리가 벽에 부딪히면

이번에 계약한 소설 속 인물의 이름 변경과

묘사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한다.


그러다 고객님과 마주치면 입은 맛있게 드세요~

기계적인 표정과 말투로 상냥하게 말하지만

머릿속은 온통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햄버거 안의 들어가는 재료를 채워 넣듯

하나하나 생각을 정리한다.


날씨가 올해 들어 가장 더운 것 같다.

멀쩡하던 내 몸뚱이.

코로나도 비켜가고 장염도 끄떡없던 건강한 몸이

어지럽다고 휘청거렸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너에게 홍삼과 사과주스까지 먹이고
시원한 물까지 준비했잖아. 또 어디 아픈 거야?
또 그라믄 안 돼 안돼. 이건 배신이야.















결국 오늘 포기했다. 탄수화물 부족인가 싶어서 밥까지 먹였는데

나라는 몸은 어지럽다고 신호를 마구마구 나에게 줬다.


오전에 배달하면서 꽤 분위기 좋은 카페를 발견했다.

'이렇게 조용하고 시원한 곳에서 글 쓰고 싶다.'

그 중얼거림을 하늘이 듣기라도 한 것일까?


난 오도방구 일을 접고 카페로 향했다.

이 결정이 신의 한수였다는 걸 카페에 도착해서 깨달았다.

여전히 현기증이 났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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