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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냥하자 Aug 12. 2021

 잡생각 없이 그냥 하는 위대함 #16

한 밤에 찾아와 준 전직장 후배

꽤 오랜 시간 동안 샐러리맨을 했다. 말이 좋아 샐러리맨이지 노예생활을 한 것이다.


나는 직장에서 아이디어가 많고 톡톡 튄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당시에는 우쭐하기도 기분 좋기도 했지만 결국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어차피 직장이란 내 인생 가는 길에 주유 정도 해 주는 역할인데

바보 같은 샐러리맨. 그 바보는 지금 소설을 쓰고 있다.


때로는 가끔은 아주 간간히 그때가 좋지 않았나?라고 생각할 때도 있다. 어차피 떠날 자리 좀 빨리 나온 것이라고 위로했지만 커피 마시러 오는 직장인들 틈으로 헬멧 쓰고 있는 나를 보며 괜찮다 괜찮다 한 적은 솔직히 있다. 뭐 어떤가? 그때는 그랬고 지금은 다르니까.


어쨌든 전쟁터로 나온 이상 날아다니는 총알에, 떨어지는 포탄에 죽지 않기 위해 최소한의 내 진지를 구축하고 있다. 진지가 강한지 약한지는 진지가 박살이 나봐야 알지 않을까?


늦은 시간에 전 직장 후배가 찾아왔다. 커피 한잔 했다. 공통분모가 회사여서 그런가? 회사 얘기만 했다.

이래서 전쟁에서 이기겠소? 고마해라.

붕붕아. 형은 너만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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