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육아는 훌륭하다 #69
여행 중엔 사진을 많이 찍는다.
사진은
내가 어딜 다녔는지
뭘 먹었는지
무엇을 보았는지
기억하게 한다.
한 가지 더-
반복되는 일상에
당연하게 묻혀졌던
뭔가가 사진에선 보인다.
아이는 오늘 놀이터에서
아빠에게 아이스크림을 팔았다.
아빠의 조끼를 뺏아입었고
아빠와 피아노를 쳤다.
'아빠 곁'이 당연한 내 딸의 일상은
내가 이 남자와 결혼한 것을
오늘도 감사하게 만든다.
언젠가 요 녀석도
'엄마 나 결혼할라고' 하겄지.
허튼 놈을 데려오진 않을 거다.
이만큼 사랑해주지 않고서야
내 딸의 마음을 얻기란 쉽지 않을테니.
이만큼 한결같지 않고서야
내 딸의 눈에 들 수 없을테니.
남자 보는 눈의 팔할은 아빠다.
딸은 내게 고마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