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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on Jan 19. 2018

뉴질랜드 총리가 임신을 했다.

뉴질랜드 총리 

제신다 (Jacinda Ardern)가 임신을 했다. 

80년생으로 올해 39살, 3개월차 총리다.




'총리의 임신'은 낯설었다.

'3살의 득도'라던지 '애완견의 입시', 

'MB의 청렴'같은 뉘앙스로 들렸다.


그녀의 임신소식을 전하는 뉴스를 읽으며

난 몇 번 더 놀랐다.



1. 세상에, 모두가 축하했다.


'임기 중의 임신이라니, 무책임한 것 아닙니까!'

이딴 식의 책임론같은 건 어디에도 없었다.

축하만 넘실댔다.



2. 그녀는 눈치보지 않았다.


그녀는 정말 기뻐했다. 

그냥 이렇게 말했다. 


"I'm only human".

"나도 그저 사람이에요."


20년 전 최초의 뉴질랜드 여성총리였던 

헬렌 클라크는 

제신다의 임신을 축하하며 이렇게 말했다.


"Every woman should have 

the choice of combining family & career."

"모든 여자는 가족과 커리어의 

조합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해요."


 


3. 뉴질랜드엔 가족 때문에 사임한 총리도 있다. 


이전 총리인 존 키가 사임한 이유도 가족이었다.

그는 사임하며 이렇게 말했다.


"저는 정치에서 놀라운 경력을 이루었지만

제게 가장 소중한 사람들, 곧 제 가족에게는 

큰 희생이 요구되었습니다.

저는 제 아내와 두 자녀와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4. 그녀에겐 출산 후 6주의 휴가가 주어진다. 

무급이다.


그녀는 법률상으로 고용인이 아니기에 

법적으로 보장된

유급휴가의 대상이 아니다.


사실 한국의 출산관련 복지는 상당히 훌륭하다.

출산휴가 포함 15개월 동안 급여를 받을 수 있다.

아이가 꽤 클 때까지 꼬박꼬박 통장에 돈이 찍힌다.

어린이집은 거의 공짜다. 


이 곳은 다르다.

뉴질랜드의 유급육아휴직은 반년에 불과하다. 

아이를 키운다고 돈을 주지도 않는다. 

어린이집에 풀타임으로 보내려면 한달에 100만원이다.


오직 돈 때문에 아이를 낳고

오직 돈 때문에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임신이든 일이든, 개인의 선택이 존중된다."

"총리든 뭐든, 가족의 가치가 제일이다."

"불가피한 경우, 의무와 책임은 나눠진다."


제신다의 임신은

이 곳에선 누구라도 

그럴 수 있단 것을 보여준 멋진 한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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