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자정에 깼다.
계란 후라이가 먹고 싶다고 했다.
동그란 숟가락으로 똑똑 떠서는
딸은 참 맛나게 먹었다.
후배가 내게 조언을 청했다.
내 작은 조언에 야무지게 살을 붙여
후배는 성과를 냈다.
후배는 참 좋아라했다.
옆집 사람에게 호떡을 구워다 주었다.
너무 맛있다며 레시피를 물어온다.
입가에 설탕을 잔뜩 묻힌
옆집 아이가 참 이쁘게 웃고 있었다.
자정에 깬 아이를 귀찮음에 그냥 재웠다면
후배에게 '다음에', '나중에' 라고 말했다면
호떡 구워 우리끼리 먹고 말았다면
몰랐을 기쁨일텐데.
아이가 계란을 오물거리며 '엄마 사랑해'라고 말해주지 않았다면
후배가 '스페셜 땡스 투'라며 나조차 까먹은 내 조언을 상기시켜주지 않았다면
옆집 사람이 '우리도 만들었어'하며 생강 쿠키를 건네지 않았다면
몰랐을 기쁨일텐데.
내 사소한 정성이 누군가를 기쁘게 만들고,
기쁜 이들의 짧은 감사가 나를 기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