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oon Mar 16. 2018

누군가 나로 인해 기뻐하는 것

아이가 자정에 깼다. 

계란 후라이가 먹고 싶다고 했다. 

동그란 숟가락으로 똑똑 떠서는

딸은 참 맛나게 먹었다.



후배가 내게 조언을 청했다.

내 작은 조언에 야무지게 살을 붙여 

후배는 성과를 냈다.  

후배는 참 좋아라했다. 



옆집 사람에게 호떡을 구워다 주었다. 

너무 맛있다며 레시피를 물어온다.

입가에 설탕을 잔뜩 묻힌 

옆집 아이가 참 이쁘게 웃고 있었다.




자정에 깬 아이를 귀찮음에 그냥 재웠다면

후배에게 '다음에', '나중에' 라고 말했다면

호떡 구워 우리끼리 먹고 말았다면


몰랐을 기쁨일텐데. 


아이가 계란을 오물거리며 '엄마 사랑해'라고 말해주지 않았다면

후배가 '스페셜 땡스 투'라며 나조차 까먹은 내 조언을 상기시켜주지 않았다면

옆집 사람이 '우리도 만들었어'하며 생강 쿠키를 건네지 않았다면


몰랐을 기쁨일텐데. 



내 사소한 정성이 누군가를 기쁘게 만들고, 

기쁜 이들의 짧은 감사가 나를 기쁘게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