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메인은 스치듯 살짝만 드레싱을 입을 것
시작은 찬물입니다. 파릇파릇하고 싱싱한 로메인을 찬물에 담가 놓지요. 잎이 힘을 머금듯 그 조직 틈틈이 물을 흡수해 밝은 안색을 띕니다. 몸을 쭈욱 피고 단단하게 기지개를 펴는 로메인들을 보고 있자면 부드러운 잎맥과 등뼈의 아삭함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식빵을 정육면체 모양으로 자릅니다. 얼마난 크기로냐고요? 구운 빵의 단단하고 얇은 껍데기가 혀끝에는 까슬하게, 이빨에는 톡,하고 닿았다 바삭,하며 부서지고, 부드러운 속살을 잠깐 보였다 녹아 없어질 정도의 크기이면 됩니다. 손 끝으로 쳤을 때 톡톡 소리가 날 정도로 불에 구워 수분을 내보냅니다.
베이컨을 긴 직사각형 모양으로 얇게 썰어 익히고 마요네즈에 다진 마늘, 다진 앤초비, 올리브유와 디죵머스타드를 넣어 섞어줍니다. 부드럽고 고소하고 느끼한 드레싱이지만 로메인은 스치듯 살짝만 드레싱을 입을 것이기 때문에 샐러드는 여전히 상쾌한 바탕을 잃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파르메산 치즈를 눈가루처럼 부드럽게 갈아 올리면 후각의 뒤편에 머무르는 향과 짭조름함을 더할 수 있습니다.
이 샐러드를 주문하고 싶으시다고요? 그 자체로는 한 끼 가벼운 점심으로 좋고, 파스타나 리조또와 함께하는 사이드로도 안성맞춤입니다. 로메인을 우아하게 칼로 썰어 드시는 오리지널 시저 샐러드를 원하신다면 웨이터에게 살짝 귀띔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