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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도그림 Dec 06. 2019

겨울나기

창을 열고 밤의 물로 방을 빨았다


겨울나기


하루의 절반은 밤의 시간이다

어둠이 고이는 웅덩이

여기는 깊은 꿈을 꾸는 곳

눈을 감고 혹은 뜨고


창을 열고 밤의 물로 방을 빨았다

말끔히 닦아낸 꿈자리에는

물 끓는 소리뿐

잔 아래의 별빛 조각뿐


손님도 미끄러져 돌아올 적에는

바람은 문 밖에 두고

포도주 향기 창 두드리는 숨결 속에서

밤의 쿠키를 나누어 먹는다

온기에 엉켜 나비의 꿈을 꾼다


어둠이 길어질 적에는

떠다니는 집을 짓는다

방을 푸르게 빨고

물을 끓인다

여기엔 별의 금빛 속삭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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