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이별후

꿈속의 아빠는 다정했고 나는 울었다.

by 집녀

아빠는 내 꿈속에 자주 등장하신다.

일상이었던 아빠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일상 속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믿을 수도 없고 믿기도 싫었던 그때.

다행히 꿈속에서는 아빠를 볼 수 있었다.

거의 매일같이.

그렇게라도 아빠를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사람들은 돌아가신 분이 꿈속에 자주 나오면 좋지 않다지만

나는 개의치 않았다.

그렇게라도 보고 싶었다.

봐야만 했다.

아빠는 못다 한 말이 많기 때문에.


1년쯤 지나니 아빠가 꿈에 나오는 빈도도 뜸해졌다.

그러다 그제 오랜만에 아빠가 꿈속에 나오셨다.

한없이 다정한 모습으로 엄마와 마주하셨고

그런 엄마도 아빠를 다정스럽게 쳐다보고 계셨다.

아빠는 엄마를 쓰다듬으셨다.

평소에 전혀 그렇지 않기에 나는 신기한 듯 두 분을 사진에 담으려 했다.

그러니 또 다른 믿을 수 없는 현상이 나타났다.

카메라로 바라본 두 분의 모습은 젊었다.

놀라서 카메라에서 눈을 때 바라보니 다시 나이 든 모습.

카메라를 통해 보니 다시 젊은 모습.

혼자 신기해하며 사진에 담으려다 잠을 깼다.

눈을 뜨니 새벽 6시 반쯤이었다.

그리고... 갑자기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아빠의 다정한 모습은, 엄마에게 다정한 모습은 거의 본 적이 없었다.

아빠는 엄마를,

지켜주고 싶으셨나 보다.

못다 한 그 마음을

꿈속에 딸을 통해서 전하시고 싶으셨나 보다.


그날 저녁을 먹으며 엄마에게

"꿈속에서 아빠가 엄마를 다정하게 대했어"

라고 눈을 마주치지 않고 말했다.

엄마는 잠시 말이 없으시다

"별소리를"

하며 이내 몸을 돌리셨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아버지는 제게 감사한 분이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