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아침 일어나면 엄마 방 문을 연다.
아직 깊은 잠에 들어 있다면 문을 다시 살포시 닫는다.
엄마가 부스럭대며 방문을 열고 나오면
항상 제일 먼저 묻는 질문은
'엄마 푹 잘 잤어?'이다.
엄마는 당신들 또래가 대부분 그렇듯이
숙면을 잘 못하신다.
요즘엔 유튜브에 빠져
밤늦게 뒤척이다 잠이 안 오면
유튜브를 틀어놓고 잠을 청하기도 하신다.
처음엔 이것저것 걱정이 많으셔서 잠이 잘 안 오다가,
나이가 들면서 더욱 잠을 못 이루시는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육십 대 초반부터 그러신 것 같다.
항상 머리만 대면 잠자는 날 보며 부러워하셨다.
잠 못 이루는 엄마를 이해 못 하다가
나도 나이가 들기 시작하니
잠 못 드는 고통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걱정이 많거나 운동을 너무 과격하게 했거나 하면
잠이 안 온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그 증상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근 몇 달 고민이 집중된 시기에 불면의 고통이 더욱 커졌다.
그래서 요즘엔 조금만 잠이 오면 그게 아홉 시가 됐건 열 시가 됐건 바로 자버린다.
차라리 새벽에 깨더라도 잠이 올 때 자자는 주의가 됐다.
엄마의 불면에 나의 불면까지 더해지며
잠의 소중함을 나날이 깨닫는 요즘,
그래서 매일아침잠에서 깨자마자
엄마의 얼굴을 보면 제일 먼저 묻는 말이 바로
'엄마 푹 잘 잤어?'이다.
그리고 잘 주무셨다는 말을 듣는 그날은
조금은 더 가벼운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