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나의 일상

한 해의 마지막 날, 두 사람이 떠났다.

2025년 12월 31일

by 집녀

"오셨습니까!"


항상 회사에 오면 반갑게 맞이해 주시는 분이 있다.

반장님, 바로 경비 반장님이시다.

회사 1층 로비에서 항상 깍듯하게 90도로 인사해 주시는 반장님.

이십 년 가까이 됐을 듯한데. 그 반장님이 오늘로 마지막 근무시다.


아침에 편의점에 들러 조그만 카드를 샀다.

그동안 감사하다고.

회사에서 반겨주시는 유일한 분이었다고.

회사를 지금까지 다닐 수 있게, 버티게 해 주시는데 큰 도움 주셨다고 썼다.

정말이다.

회사에서 웃으며 반겨주시는 유일한 분이었으니까.

뭘 드릴지 몰라 백화점 상품권을 넣었다.

퇴임선물로 무심하려나.


또 한 명이 오늘자로 그만뒀다.

나와 가장 가까운 자리에 있던 여직원분이다.

8년 가까이 일한 회사의 마지막 출근 날. 기분이 이상했으리라.

"기분이 어때요"라고 아침에 물었을 때도 아무렇지 않다는 그 여직원은

송별 행사를 시작하자 눈물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갑자기 감정이 북받쳐 올라오는 듯했다.

기념이 되라고 자리에서 일하는 모습을 사진 찍었다.

그리고 회사 바깥까지 배웅하면서 가는 뒷모습 사진도 찍었다.

일부러 즐거운 듯 방방 뛰는 모습을 연출해 줬다.

아까까지 울었으면서....


마지막이라는 단어를 제일 싫어한다.

일부러라도 피하고 싶다.


2025년 12월 31일, 올해의 마지막 날.

누군가에겐 마지막 회사생활이었다.

내게도 언젠가 이 회사생활의 마지막 날이 오겠지.

그 땐 웃으면서 떠나고 싶다.


KakaoTalk_20251231_153726248.jpg 2025년 마지막 날의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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