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다시 못 올 아침이었음을 기억하며

by 집녀

매일 새벽 일찍 일어나는 것은 힘든 일이다.

회사가 멀어서 강제라도 그럴 수밖에 없는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회사가 가까워(이것도 본사 기준이고.. 지사로 발령 나면 다른 상황이지만)

굳이 일찍 일어날 필요가 없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동기 부여가 더욱 필요하다.

하지만 요즘처럼 일찍 일어나는 것이 쉬운 적이 없었다.

나이가 들어 잠이 없어지는 것도 물론 한 원인이기는 하겠지만

일찍 일어나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다.


특히 일찍 일어나 필라테스를 가기 위해 새벽 거리를 운전해 가면

그 거리의 고요함이 좋다.

출근 시간에 막히던 도로가 아니라 전세 낸 도로처럼 뻥 뚫려있다.

항상 듣는 불교방송 라디오에서는 선 굵고 저음의 여자 아나운서가

'숨을 내쉬고 들이쉬고'를 말하고 있다.

방송을 들으면 묘하게 마음이 편안해진다.

내 나름 일찍 서둘렀는데도 이미 강변을 따라 러닝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계절에 따라 일출시간과 출근시간이 맞아떨어진다면

기분은 더욱 좋아진다.


회사에 출근한다고 생각하면 물론 몸이 무거울 것이다.

가기 싫을 것이다.

그래서 진작에 나는 회사에 출근한다는 마음으로 나서는 것이 아니라

운동을 하러 가는 김에 회사에 간다는 마음으로 바꿨다.

어차피 운동은 해야 하는데 그 근처에 회사가 있는 것이다.

얼마나 좋은 사고의 전환인가.

그리고 이 싫은 출근 루틴도 나중에는 못하는 날이 오지 않겠는가.

얼마 안 남았다는 것이 뼈아픈 현실이다.


출근을 좋아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그냥,

다른 좋아하는 일을 회사에서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가지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오늘 새벽 벚꽃이 만개한 도로를 들리며,

또 다른 아침을 맞았다.

이 아침이 누군가에게는 간절히 원했을 그 아침이었다고 생각하면

더없이 소중해진다.

하루하루 살아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면서

불만은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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