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을 한다고 하면 대부분 ‘와, 책 많이 읽겠네요. 작가들도 많이 만나보고 좋겠어요.’라고 한다. 그런데 유진은 ‘책’은 만들지만, 그 책이 하필 ‘문제집’이라서 유명 작가들은 지문 속에서나 만나고, 책을 많이 읽는다기보다는 지문을 분석하거나 문제를 훨씬 더 많이 푼다.
‘끝나지 않는 고3 수험생’
이라고 설명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아.......”하는데
그 '아'는 아마도 ‘아이고’의 줄임말이리라.
그래도 이 일에서 장점을 찾자면 돈을 받으며 독서실에 다니고 있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물론, 돈을 받는 대신 책임감과 초조함이라는 디폴트 값이 설정되어 있지만,
게다가 놀랍게도, 유진은 문제집을 만들며 재미란 걸 느낄 때가 있다. 일을 통해 재미를 느끼는 사람이 얼마나 되랴, 당연히 꾸준한 재미는 아닐지언정
문제를 분석하다가, 문제를 풀다가, 그리고 문제를 만들다가
틈틈이 재미를 발견한다.
답이 정해져 있는 문제에서 감성을 느끼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지만, 문득 ‘오?’에서 ‘와...’로 그리고 ‘아...’로 바뀌는 순간이 찾아오는데, 그것은 정적의 사무실에서 마음속 감탄사가 터지는 문장을 만나거나 순간적인 깨달음을 얻었을 때이다.
가끔은 문제가 문제지만, 문제가 없다면 또 세상은 얼마나 밋밋할까. 그래서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언제나 문제가 존재한다.
서른 다섯을 살고 있는 유진과 그의 친구들이 살아가는 정답 없는 세상 살이에 대한 기록들과
답이 없는 세상 속에서 반드시 답이 있는 문제집 속 문제를 만드는 유진의 새로운 시선을 통해 우리가 살면서 맞이하는 문제들에 대해 조금 더 깊이 들여다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