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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은 Feb 29. 2024

엄마는 이제 무얼 할 수 있을까?

아이 키우며 돈 벌기 쉽지 않겠구먼!


SNS 속 엄마들은 어찌 그리 부지런할까?



요즘 나의 최대 고민은 ‘직장에 복귀를 할 수 있을까?’이다. 사실 이 고민은 임신을 하자마자 해왔었다. 누구나 한 번쯤은 퇴사를 생각해 봤을 테다. 나는 직장 생활 약 7년 차 때부터인가 늘 언젠가는 이 지긋지긋한 회사를 때려치워야지 하고 마음 먹었고 그 시기는 내가 전문직군으로 이직을 하거나, 지하 깊숙이… 묻혀 있는 주식이 300프로 뛰거나, 그게 아니라면 임신과 출산을 핑계로 육아휴직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굿바이~’를 할 수 있는 때로 계획을 세웠었다. 이런 계획은 쉽게 실행되지 않았고,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하건만, 염불 같은 상욕을 속으로  되뇌며 어느덧 10년 차 직장 생활에 접어들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세 가지 계획 중에 그나마 가장 현실적인 세 번째 계획을 실행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막상 육아휴직을 하니 내 앞에서 입을 뻐끔이는  아기 새 한 마리가 보인다.  내 새끼, 그래 돈을 벌어야지, 그래 엄마도 일을 계속해야겠지? 육아휴직 급여가 월 110만 원 정도에 부모급여 100만 원인데,  이건 1년 후에는 사라지니 (부모급여는 1세 때 50만 원 받음) … 외벌이로 빚도 갚고 여행 다니고 먹고 놀기는 힘들지 않을까? 고민이 무한반복된다.


우리 아가는 이제 제법 엉덩이가 묵직하다. 잘 먹어주어 고맙고 너무 사랑스럽다. 그런데 이와 별개로 마흔 살 엄마는 손목과 손가락 마디마디가 바스러지는 듯하다.  이 와중에 트림하고 잠든 아기를 배에 얹혀 안고는 핸드폰을 손에 쥐어잡아 인스타 유튜브 보는 나다. 알고리즘으로 아기 관련 물건 육아 정보 등이 끊이질 않고 노출된다. sns 속 엄마들은 어찌 그리 부지런할까? 아기를 키우며 이게 진짜 가능한 일인가 싶을 만한 고퀄리티 영상들이 엄청나다.


회사는 돌아가기 싫지만, 돈은 벌고 싶고 아기도 키워야 하는데 나는 무얼 할 수 있을까? 육아휴직 후 매일 하루 한 번 이상은 이 고민에 빠진다. sns 속 엄마들은 애가 하나도 아니고 둘셋인 경우가 많았다. 육아를 신명 나게? 하면서 요리까지 직접 하는데, 심지어 너무 잘한다. 이유식이며 아이들 삼시 세끼 간식까지 직접 만드는 엄마들, 분명 집인데도 왕리본 머리핀으로 예쁘게 머리를 올리고 잠옷마저 사랑스럽게 입고 있는 예쁜 엄마들! 그리고 이런 영상들의 조회수는 십만 단위라니, 와…. 대단하고 부럽다! 그야말로 회사는 안 가지만 육아를 하며 영상 제작까지 하는 파워 워킹맘이다! 이게 쉽지 않은 일이란 것을 너무 잘 알아서 아기 토가 묻은 목 늘어진 티셔츠를 입은 나는 입이 떡 벌어진다. 이 엄마들 대체 뭐지?? 그리고 나는 대체 뭐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오늘도 고민해 봐야겠다.

일단은 똥 기저귀부터 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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