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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천 Apr 16. 2021

푸시업 바—아들과의 대화

아침 6시

식탁에서 조간신문을 보고 있노라면

아들 아이가 제 방에서 나온다.

“일어났니?”

“안녕히 주무셨어요?”     


아이는 화장실에 들른 후 꿀물 한 잔 마시고 거실에 매트를 깔고 운동을 시작한다.

스트레칭, 런지, 푸시업, 싯업 등등.

좀 더 일찍 일어나는 날에는 제 방에 있는 기구에서 풀업을 하고 나오기도 한다.     

“이 기구 이름이 뭐냐?”

아이가 푸시업을 할 때 쥐고 하는 기구를 가리키며 물으니,

“푸시업 바. 손목에 무리가 덜 가게 하는 기구야.”

“음. 어제 아빠도 그걸로 오랜만에 푸시업 해봤는데 확실히 좀더 편하더구나.

그런데 무리했는지 자고 나니 가슴이 좀 아프다.”

“하하. 아프면 좀 쉬어야지. 하루 걸러서 하는 게 나아.”

그러더니 푸시업 바를 넓게 펼쳐서 푸시업을 시작한다.

잠시 후에는 소파에 다리를 올려서 다시 푸시업.     


운동에 취미를 붙인 지 벌써 5-6년이 훌쩍 넘었으니

아들 아이는 운동에 관한 지식에는 준전문가 정도는 되었다.

운동에 점점 더 빠져들면서 식단에도 신경쓰기 시작하더니

맵고 짠 음식은 피하고 닭가슴살을 넣은 곤드레밥이 주 메뉴가 되었다.

단백질 보충제와 비타민C를 꼬박 꼬박 챙기고, 술은 거의 하지 않는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11시 이전에는 잠자리에 든다.


그렇게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식단에 신경써서인지 아들 아이의 어깨가 부쩍 넓어졌다.

어떤 목적을 위해서이거나 누가 시켜서 하는 거라면 지겨울 법도 하지만

스스로 좋아서 하는 일이니 꾸준하다.      


나도 저렇게 좋아서 꾸준히 하는 일이 뭐가 있을까...

자식에게도 배울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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