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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영돈 코치 Jun 04. 2019

누군가를 받아들인다는 건

수용(受容), 허용(許容), 포용(包容)

누군가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내 영역(domain)에 불쑥 누군가 들어온다면 그것이 불편을 가중시키는 일이다. 사실 이질적인 행동과 외모만 보아도 밥맛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누군가를 받아들이지 않고는 살 수 없다. 어떻게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한 것인가?

누군가를 받아들일 때 수용(受容, Acceptance), 허용(許容, Permission), 포용(包容, Inclusion) API의 순서로 이루어진다. 얼핏 보면 수용, 허용, 포용은 같아 보인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큰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보자. 아이가 게임기를 갖고 싶다고 조르는 상황이다. 이때에는 부모는 아이의 마음을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조건 게임기는 안된다고 소리쳐서는 안 된다. 아이의 마음을 수용해 주되, 게임기를 허용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유년기에는 자녀에 대한 수용과 허용, 인정과 격려로 자존감을 형성한다. 유년기에는 부모의 수용과 이해, 허용과 칭찬이 가장 중요하다. 에릭 번(Berne)에 따르면, 6세 이전에 어린아이는 부모의 양육태도, 금지명령과 허용에 영향을 받아 생활자세를 형성하게 되는데, 이것은 한 어린아이의 자기관 및 세계관이라 할 수 있다. 생의 초기에 어린아이는 자신과 주변의 타인에 대하여 어떤 결단을 내리는 경험을 하게 되고, 이러한 결단이 어린아이 자신과 타인 및 주변 환경에 대하여 긍정적 또는 부정적인 자기 나름의 기본적 생활자세를 형성하는 데 적용된다. 


수용이란 무엇인가? 수용(Acceptance)은 그 사람을 인정한 것이다. 누군가 내 영역을 침범했을 때 내가 어떻게 반응하느냐는 결국 내 수준의 의미한다.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낼 수도 있지만 그것은 결코 좋은 결과를 만들지 못한다. 물론 지속될 경우 수위 조절이 필요하다. 가끔 아이들을 야단칠 때 보면 결국 내 모습이 아이들의 행동에서 보일 때 더욱더 크게 야단치는 경우가 있다. 결국 내 치부가 아이들에게 전가된 것이다. 누군가 들어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을 때는 괜찮다. 하지만 원치 않은 누군가가 들어온다면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 받아들여야 할 때 우리는 힘들다. 수용은 개인의  행동이나 태도를 반드시 용서하는 것과는 관계없이 인간으로서 개인의 가치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이러한 수용은 부모와 아이와의 관계성을 돕는 수용적 태도는  가장 중시되는 기본적 태도이다. 비틀즈의 [Let It Be]의 노래 가사를 생각해보자. 

비틀즈 음반

hen I find myself in times of trouble

내가 곤경에 처했다는 걸 깨달을 때면

Mother Mary comes to me

나의 어머니, 메리가 나에게로 와서
Speaking words of wisdom

지혜의 말씀을 해주곤 해

Let it be

그냥 그대로 있어.


And in my hour of darkness

내가 어둠 속을 방황할 때면

She is standing right in front of me

그녀는 바로 내 앞에 서서
Speaking words of wisdom

지혜로운 말을 전해줘

Let it be

그냥 그대로 있어.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그냥 흘러가도록 놔둬도 된다고

Whisper words of wisdom

지혜의 말을 속삭여줘
Let it be

그냥 그대로 있어.


And when the broken-hearted people

그리고 마음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Living in the world agree

한마음으로 화합하며 살아갈 때
There will be an answer

답이 있을 거라 하셨지

Let it be

그냥 그대로 있어.


For though they may be parted there is

그들이 비록 헤어지게 된다 해도

Still a chance that they will see

여전히 그들에겐 다시 만날 기회가 있어
There will be an answer

그곳에 해답이 있을 거야

Let it be

그냥 그대로 있어.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그저 흘러가게 두어도 돼

Yeah, there will be an answer

그러면 답이 나올 거야
Let it be

그냥 그대로 있어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그냥 그대로 두어도 된다고

Whisper words of wisdom

지혜의 말을 속삭여줘
Let it be

그냥 그대로 있어.


And when the night is cloudy

한밤에 구름이 가득하다 해도

There is still a light that shines on me

여전히 날 비추는 빛은 존재해
Shine until tomorrow

내일도 계속될 빛이

Let it be

그냥 그대로 있어.


수용적 태도는 코치에게 필요한 중요한 덕목이다. 코치는 대상자의 강점과 약점,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 행동이나 태도를 포함해 '있는 그대로의 대상자'를 이해함으로써 대상자는 안도감을 느끼면서 자신의 문제를 방어기제 없이 표면화하게 되어 문제 해결에 커다란 도움을 주게 된다. 따라서 코치는 대상자의 선한 면만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현실적인 면'을 바라보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코칭 과정에서 대상자의 특성 모두를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이다. 따라서 대상자에 대해 평가하지 않으며 현재 있는 그대로 느끼도록 행동할 권리가 있음을 인정한다.


물론 남의 말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누군가 당신의 영역을 침범할 때 수용하되, 허용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내 생의 주인공은 '나'지만 단지 그 역할에서 머물러서는 안 된다. '나'의 관점에서 벗어나서 상대방의 관점을 수용할 때 비로소 내 역할을 잘할 수 있다. 대부분의 아동상담에서 내담자는 상담 장면에 들어오더라도 여전히 부모의 금지명령에 근거하여 행동한다. 이에 상담자는 무엇보다 내담자로 하여금 부모가 하지 말라고 금지했던 일들을 하도록 허용해야 한다. 내담자는 허용을 받으면 받을수록 긍정적인 생활자세와 생활각본을 선택할 확률이 높아진다. 유년기에 받은 상처는 사람의 정신에 고착되어 평생에 해결해야 할 숙제가 된다. 유년기에 해결되지 못한 감정의 에너지는 자아에 통합되지 못하고 성인이 되어도 그대로 남아있게 되는데, 이러한 어린 인격을 '내면아이'라고 부른다. 유아기에 부모가 아이를 온전히 수용하고 긍정해 주면 그 에너지는 아이의 자존감이 된다. 아이가 자라서 '난 할 수 있을 거야!'라는 긍정적인 마음을 내게 된다. 반대로 부모가 아이를 수용하기보다 잘잘못을 따지고 혼내는 일에 몰두하면 아이는 자라서 스스로를 신뢰할 수 없게 된다. '나는 잘못되면 어쩌지?'라는 마음이 늘 따라다닌다.


허용이란 무엇인가? 허용이란 허락하여 너그럽게 받아 들리는 것이다. 이메일로 뉴스레터를 보내기 전에 허용을 받아야 한다. 이 때도 퍼미션(Permission)이라는 용어를 쓴다. 쉽게 말하면 아이의 방에 들어가기 전에 똑똑 두드리는 것이 허용을 받겠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계세요?"라는 말이나 헛기침도 같은 용도이다. 허용이란 아이의 잘못을 허용하라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존재를 허용하는 것이다. 아이의 존재에 대해 감사하고 기뻐하는 일이다. 아이가 스스로의 의지로 하려는 일은 위험하거나 남에게 해를 끼치는 일이 아니라면 허용하고 격려해 주는 것이 부모의 할 일이다. 그렇게 스스로의 의지로 사물을 조작하고 세상을 배워나가는 과정에서 아이는 지적, 정서적으로 빠르게 성장한다. 때로는 시행착오를 통해 스스로 배울 필요도 있다. 

포용(Inclusion)은 무엇인가? 포용은 포옹(embrace)으로 남을 너그럽게 감싸주는 것이다. 치부를 덮는 것도 포함된다. 아이를 키우며 부모가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일의 결과는 어떻게 되든지 수용하는 태도는 감사로 받아들이게 한다. 감사로 시작된 일은 허용, 포용으로 그 결과도 다시 감사할 수밖에 없다. 단지 결과가 좋아서 감사가 아닌 무조건적 감사인 것이다. 감사는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 나오는 것이다. 순수한 삶의 욕구를 얻으려면, 결과에 대한 마음을 놓아버려야 한다. 그리고 내 주변의 모든 상황에 대해 온전한 수용을 해야 한다. 


정신과 의사 정혜신 박사는 "당신이 옳다"에서 충조평판(충고, 조언, 평가, 판단)을 하지 말라고 했다. 답은 스스로가 찾아가는 것이고, 그걸 도와주며 지켜봐 주는 게 진정한 전문가다. 아무리 '현실적이지 않은 바보' 같아 보여도 있는 그대로 사랑해야만 한다. 마음속 깊은 곳에 잠자고 있는 '내면 아이'를 꼭 안아주어야 한다. 결국 자기 포용이 중요하다. 내 주변의 사람들에 대한 비난, 같이 일하는 사람의 불평불만도 멈추게 된다. 자기 사랑이 확장되어 외부에 드러나면 세상 사람들에 대한 온전한 수용, 긍정인 인식, 허용, 포용의 태도가 된다. 상대방의 덕이 부족하여 내가 불편하다거나 손해를 보았다고 해도 그 모든 일을 포용하는 일이 동양에서의 인(仁), 즉 측은지심(惻隱之心)을 갖는 것이다. 공감의 엠퍼시(Empathy)는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그 사람의 시각과 느낌을 이해는 것으로 상상력이 필요하고, 동정의 심퍼시(Sympathy)는 연민이나 불쌍하다는 마음을 가지지만 그 사람의 시각이나 감정을 이해하려는 노력까지는 부족하다. 


누군가를 받아들일 때, 수용, 허용, 포용의 삼용(三容)이 중요하다.  누군가를 받아들이는 것은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들이 어떻게 다른지를 인식하고, '그것이 괜찮다'고 돌려주는 것이다. 허용할 때는 범위를 정하는 것이 좋다. 아이에게도 1시간이라고 한정하는 것이다. 자칫 허용은 전체 허용으로 해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상대방을 포용하는 것은 무의식적인 행위가 아니다. 의도적으로 환영 받도록 유도하고 가치 있게 느끼게 하는 것이다. 어떤 모임에서 소외 받지지 않을 때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왜 관심을 받고 싶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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