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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영돈 코치 Dec 13. 2020

스치는 인연을 붙잡지 말아야 필연을 만난다 - 윤영돈

에니어그램 코칭

인연(因緣)은 사람들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이다. 인연의 시작은 굳게 닫혔던 마음의 빗장을 함께 여는 순간에야 비로소 시작된다. 단순한 만남이 곧 인연이 되는 것은 아니다. 피천득 선생의 수필 [인연]은 교과서에 등장할 정도로 유명하다. 하숙하던 집의 딸, 아사코와의 3번에 걸친 만남과 이별을 추억하며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고수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을 살리고, 중수는 인연을 번번이 놓치고, 하수는 인연을 만나도 몰라본다.


인생은 우연한 세렌디피티(serendipity)와 운명적인 데스티니(Destiny)의 만남이다. 되돌아보면 우리의 삶 속에서 만남과 헤어짐은 끊임없이 반복된다. 살아가면서 만난 무수한 인연 중에서 의도적으로 접근하거나 오랜 세월 함께 했다고 생각했는데 혼자만의 착각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붙잡고 싶은 인연이 생기거나 피하고 싶은 인연이 있다.  

한  가지 유념해야 할 것은 사람이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원래 괜찮은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 공자 가라사되 화이부동(和而不同)은 화합하되 붙어 다니진 않는다는 뜻으로, 사람과 생각을 같이하지는 않지만 이들과

화목할 수 있는 군자의 철학을 인간이 추구해야 할 덕목이라고 말한다. 함께 조직 생활을 한다고 생각과 마음도 같이 하지 않아도 된다. 화이부동(和而不同) 하기 위해 굳이

무조건 화합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꼭 필요한 부분만 남기고 가지치기를 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게 좋다. 처음 오픈마인드를 발휘하되 지나친 행동을 하는 사람을 주의하라. 관계에 대한 명언을 마음속에 새겨라.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마라.
진정한 인연과, 스쳐가는 인연은 구분해서 인연을 맺어야 한다. 진정한 인연이라면 최선을 다해서 좋은 인연을 맺도록 노력하고, 스쳐가는 인연이라면 무심코 지나쳐버려야 한다.
그것을 구분하지 못하고 만나는 모든 사람과 헤프게 인연을 맺어 놓으면, 쓸만한 인연을 만나는 대신에, 어설픈 인연만 만나게 되어 그들에 의해 삶이 침해되는 고통을 받아야 한다.
인연을 맺음에 너무 헤퍼서는 안 된다.

옷깃을 한번 스친 사람들까지 인연을 맺으려고 하는 것은 불필요한 소모적인 일이다. 수많은 사람들과 접촉하고 살아가는 우리지만 인간적인 필요로 접촉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주위에 몇몇 사람에 불과하고, 그들만이라도 진실한 인연을 맺어놓으면 좋은 삶을 살아가는데 부족함이 없다.

진실은, 진실된 사람에게만 투자해야 한다. 그래야 그것이 좋은 일로 결실을 맺는다. 아무에게나 진실을 투자하는 건 위험한 일이다. 그것은 상대방에게 내가 쥔 화투패를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것과 다름없는 어리석음이다.
우리는 인연을 맺으며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피해도 많이 당하는데 대부분의 피해는 진실 없는 사람에게 진실을 쏟아부은 대가로 받는 벌이다.

-법정스님


가는 자는 쫓지 말며 오는 자는 막지 말아라.
-맹자


싫어하는 사람을 상대하는 것도 하나의 지혜다.

-그라시안


요즘에는 거리두기가 현명하다. 어설프게 스치는 인연 때문에 진정한 인연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던바의 수’를 기억하자.

영국 인류학자 로빈 던바는 인류학적인 문헌을 통해 면밀하게 조사한 결과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150이라는 숫자는 진정으로 사회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는 최대한의 개인적인 숫자를 나타내는 것 같다. 이런 종류의 관계는 그들이 누구인지 그들이 우리와 어떤 관계인지 알고 있는 그런 관계이다. 술집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되었을 때 초대받지 않은 술자리에 동석해도 당혹스러워하지 않을 정도의 사람 숫자이다.” 이 150을 '던바의 수(Dunbar’s number)'라고 한다. 소중한 인연을 곁에 두는 것만으로도 내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할 가치는 충분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설프게 맺은 인연에겐 무심할 필요가 있다.


당신이 세상을 떠났을 때 망연자실할 사람의 이름을 써보자.

저널리스트 맬컴 글래드웰은 잠시 누군가가 죽었을 때 당신을 진정으로 망연자실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의 이름을 전부 기록해보자고 제안한다. 대다수 사람에게서 나온 평균적인 대답은 12명 정도였다. 진정한 관계는 그들에게 잘해야 한다. 무심하지 못하면 소중한 사람들을 떠나보내고야 깨닫는다. 관계에 민감성을 내려놓고 무심해져야 한다. 스쳐가는 인연은 그냥 흘러 보내라. 착한 사람처럼 보이려고 애쓰지 마라. 평가는 그들이 하는 게 아니라 세상이 하는 것이니 지구촌에서 어떤 관계든 세상에 맡겨라. 당신에게 믿음의 벨트 150명은 누구이고 패밀리 12명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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