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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영돈 코치 Mar 30. 2019

보는 눈을 키워 골라서 읽기(김주미 작가)

독습인터뷰 김주미 소울뷰티디자인 대표

매년 책의 날이면 청년들이 독서와 멀어지고 있다는 기사가 뉴스를 장식한다. 책에 친숙하지 않은 청년들이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을 알기란 어려운 일이다. 선독은 책을 골라서 읽는 것을 말한다. 책을 잘 고르는 방법을 알려줄 분으로 책에 대한 안목이 높은 저자를 어렵게 찾아 섭외했다. 바로 《외모는 자존감이다》(http://goo.gl/GanZZ7)의  저자 김주미 소울뷰티디자인 대표이다.

 인터뷰 내내 책을 고르는 방법이 역시나 남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를 직접 만나서 인터뷰하는 것은 곧 그 사람의 목소리와 표정을 보며 직접 대화하는 작업이다. 이는 서면 인터뷰와 확연히 다르다. 이 책에 나온 모든 고수 인터뷰는 직접 대면으로 이루어졌다. 쉬운 서면 인터뷰 방법이 있음에도 굳이 대면 인터뷰를 한 것은 독서 방법론뿐만 아니라 철학과 인생관을 비롯하여 그 사람 자체를 알고 싶은 이유가 컸다. 고수들의 인간미와 깊이, 인터뷰의 현장감 등이 조금이라도 독자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란다. 강남 교보문고에서 김주미 작가를 만났다.

Q. 책을 어떻게 읽으시는지요?

대부분 사람은 살면서 마주치는 문제들에 관해 머릿속으로만 고민하기 쉬워요. 그러면 생각이 더 복잡해지죠. 저는 어떤 주제에 대해서 심도 있게 생각하고 싶을 때 책을 찾습니다. 혼자만의 고민으로 끝내지 않고 책을 통해 깊이 있게 생각하다 보면 내 안의 답을 찾아 정리할 수 있어요.

저는 고민 중이거나 궁금한 주제가 있으면 서점에서 관련 책을 찾아보기 시작해요. 책은 가능한 신중하게 선택하여 읽는 것이 좋습니다. 베스트셀러라는 이유로 샀지만 책의 내용이나 수준이 기대와는 전혀 다른 경우도 종종 있어요. 책을 고르는 안목이 없으면 좋은 책을 만나기 어렵습니다. 안목은 사물을 보고 가치를 분별하는 능력을 말해요. 안목을 가졌다는 것은 남들과는 다른 경험과 지식을 갖췄다는 의미입니다. 누군가가 추천해준 책도 나와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모든 선택의 몫은 자기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Q. 책과 가까이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삼 남매 중 중간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둘째 콤플렉스가 있었죠. 어렸을 때 몸이 약한 편이었고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어서 이런저런 고민이 많아 혼자 책 읽는 시간이 많았어요. 소설을 읽을 때는 등장인물들을 보면서 위로받기도 하고, 위인전을 읽으면서는 ‘이런 유명한 사람들도 나름의 어려움해결했었구나’라는 깨달음도 얻었죠. 그런 독서 경험이 미래를 상상하고 계획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어요. 그러다가 초등학교 4학년 때 대학생 사촌 언니 집에서 일본 소설 《오싱》 전집을 읽었는데, 파란만장한 오싱의 삶을 떠올리며 울고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부터 책에 푹 빠지게 되었던 것 같아요.


Q. 좋은 책을 선택하는 기준이 있나요?

저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서점에서 한 달에 수십 권 책을 사곤 합니다. 항상 좋은 선택을 할 수는 없지만, 선택의 오류를 줄이는 방법은 있어요. 바로 꼼꼼하게 고르는 안목을 키우는 것입니다.

첫째, 가능한 책의 문장을 일부라도 먼저 읽어보고 선택합니다. 온라인에서 책 제목만 보고 선택할 경우 기대했던 내용과 다를 수 있어요. 책을 사기 전에 인터넷 서점에서 읽고 싶은 책을 찾아 목록을 작성한 후 그걸 토대로 오프라인 서점에 가서 고릅니다. 책의 실물을 보고 한 페이지라도 우선 읽어보는 거예요.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이 있는지, 알고 싶은 내용인지를 직접 살펴보고 나면 저에게 필요한 책인지 여부를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어요.

둘째, 저는 책의 편집과 디자인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편집과 디자인은 정서적인 면에서 영향을 줍니다. 책 내용은 물론이고 표지, 책날개, 띠지, 표현 방식, 편집 상태까지 꼼꼼하게 살핀 후 구입합니다. 책의 디자인만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되죠.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책을 샀다가는 끝내 읽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서적의 상태가 마음에 드는 책은 한동안 책장에 꽂아두더라도 결국 나중에 꼭 읽게 되더라고요.

셋째, 책을 추천받을 때는 책을 추천하는 사람에게 그 책의 어떤 부분이 마음에 와 닿았는지 물어봅니다. 그 책이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 다른 책과 무엇이 다른지 묻다 보면 어느 정도 감이 옵니다. 자신이 궁금해하는 주제인지, 책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습니다. 책을 추천받을 때는 그 주제와 적합한 사람을 찾아서 물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분야와 관련성이 높으며 경험 많고 믿을 만한 사람에게 추천받아야 합니다.

넷째, 베스트셀러도 선별해서 읽는 편이 좋습니다. 베스트셀러 중에도 좋은 책이 있고, 생각보다 깊이가 없는 책이 있습니다. 마케팅을 통해서 책이 뜬 경우도 있어요. 그렇다 보니 어떤 사람들은 베스트셀러는 아예 보지 않기도 하더군요. 하지만 그것도 편견이라고 생각됩니다. 베스트셀러 중에서도 놀라울 만큼 정말 좋은 책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섯째, 어디서든 책을 만나는 기회를 열어두는 것입니다. 여행지에서 우연히 좋은 식당을 만나듯, 서점에 다른 책을 사러 갔다가 우연히 만나는 책도 있습니다. 좋은 책을 읽다 보면 그 책을 통해 다른 책으로 안내되기도 해요. 마치 보물을 찾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책을 잘 선택한 좋은 경험이 또 다른 책을 읽게 하는 힘이 됩니다.

Q. 요즘은 전자책만 보는 경우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도 전자책 e-book을 종종 사서 보는데요 어디서든 휴대폰을 열어 쉽게 볼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깊이 있게 생각할 때는 실물의 책장을 넘기며 읽는 편이 낫더라고요. 마음에 드는 페이지를 접어두고, 직접 책에 메모하고 밑줄도 긋는 등의 행위 자체가 제게는 즐겁고 기쁜 일이거든요. 거기서 오는 충만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어요. 지식을 습득하는 용도의 책은 전자책으로 읽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고, 감성을 느끼며 읽는 책은 종이책으로 읽는 편이 더 좋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다고 하네요.


Q. 책과 멀어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떻게 책과 친해질 수 있을까요?

저도 책을 가까이하지 못하는 분들을 많이 만나보았어요. 저는 컨설팅할 때 책을 추천하곤 하는데, 일주일이 지나도록 한 페이지밖에 못 읽는 분들이 있어요. 책 읽기를 기피하는 분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혼자 있는 시간을 두려워하더라고요. 책을 읽는 시간은 어떻게 보면 내 생각을 마주하는 시간이잖아요. 나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먼저 필요한 게 아닌가 싶어요. 마음의 상태가 준비되었을 때 책도 잘 읽히는 것 같아요.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책을 보면 텍스트가 눈에 들어오지 않고 다른 생각에 빠질 수 있어요. 나와 대화한다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며 눈길이 닿는 문장부터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Q. 끝으로, 책 읽기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책 읽기는 저에게 놀이입니다. 책과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해요. 내 마음의 자리가 안정되어야 책을 제대로 읽을 수 있어요. 책을 읽는 시간이 휴식 시간이라고 생각하세요. 어떤 책은 완독해야 하지만 어떤 책은 반드시 완독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책마다 다릅니다. 주제에 이끌려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해서 책을 선택했는데, 막상 읽어보면 생각했던 것과 다른 경우가 있요. 그런 책은 다 읽지 않습니다.


모든 책이 좋다고 할 수는 없어요. 표지만 보고 선택하거나 추천받아서 읽었는데 ‘이것은 나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핵심 내용만 가볍게 보고 그냥 넘기기도 해요. 어떤 책은 필요한 부분만 골라 읽어도 충분합니다. ‘책은 이렇게 읽어야 한다’라는 독서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깨야 비로소 책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어요. 책 읽기를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나의 책에서 내 마음에 와 닿는 하나의 문장만 찾아도, 그것만으로 책 읽기가 의미 있다고 봐요. 저는 책의 좋은 문구에 밑줄을 긋고 기록합니다. 일목요연한 독서 노트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신의 손으로 내 생각을 정리한 한 문장을 남겨두는 것도 좋습니다. 책 읽기는 삶의 균형과 내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종종 SNS에 책의 문구와 느낌을 남기곤 하는데 그것을 보고 책을 읽었다고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때 보람을 느껴요. 지금은 떨어져 있어도 영향력을 주고받고 있는 시대입니다. 무조건 책을 많이 읽는다고 사람이 바뀌지 않습니다. 남에게 보여주기 식의 독서보다는 자신의 만족감을 높일 방법을 찾을 때 책 읽기가 달라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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