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엔 빠질 수 없는 영혼의 단짝
가격이야 비싸졌지만 요즘은 김밥 가맹점이 많다. 기본적인 채소 김밥부터 고소한 참치김밥, 매콤한 땡초 김밥, 진미채를 넣거나 돈가스를 넣은 김밥까지.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는 음식이라는 편견을 벗어나 다양한 맛의 김밥들이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김밥은 소풍날 엄마가 싸주던 김밥. 바로 집에서 만든 김밥이다.
나는 김밥을 굉장히 좋아한다. 따로 반찬이 필요 없기도 하고, 한 조각씩 집어먹으면 설거지도 거의 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딱 한 가지 단점이 바로 손이 많이 가는 과정이다.
지단을 부치고, 채소와 햄을 볶고, 밥에 양념하고 시금치를 무치거나 우엉을 조려야 할 때도 있다. 그래서 그렇게 김밥집이 많아졌나 보다.
물론 번거롭긴 해도 한번 만들어 놓으면 마음이 든든하다. 왔다 갔다 집어먹기 편하고 밥이 굳으면 김밥 전도 해 먹고. 하루이틀 정도는 쉽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자주 만들기도 하고, 그마저도 번거로울 때는 최소한의 재료로 김밥을 만다.
최근에 빠져 있는 김밥은 땡초 어묵 김밥과 오이 크래미 김밥. 두세 가지의 재료로 금방 만들 수 있으면서 정말 맛이 좋다. 김을 반으로 잘라 꼬마김밥으로 만들면, 말기도 편하고 먹기도 편해 손이 잘 간다.
어묵땡초김밥 만들기
1. 어묵과 땡초는 새끼손가락 반 정도 되는 크기로 잘게 다져준다.
2. 팬에 기름을 한 스푼 넣고 어묵을 볶는다. 이때 어묵은 살짝 타는 듯 오래 볶을수록 맛있다.
3. 어느 정도 볶아진 어묵에 간장을 한 스푼 넣어 간이 밸 수 있도록 잘 섞어주고, 1분 정도 더 볶다가 굴 소스를 넣어 조금 더 볶아준다.
4. 3에 썰어놓은 청양고추와 밥을 넣고 잘 섞는다. 이때 간을 보고 싱겁다 싶으면 간장이나 소금으로 간을 추가해 준다.
5. 다 볶아진 밥은 넓은 접시에 펼쳐 한 김 식힌다.
6. 김을 반으로 잘라 식힌 밥을 올리고 잘 말아주면 완성이다.
김을 반으로 자르면 크기가 작아지기 때문에 김발이 없어도 누구나 쉽게 말 수 있다. 완성된 김밥은 고추냉이를 살짝 섞은 마요네즈를 찍어 먹으면 훨씬 맛이 좋다.
오이 크래미 김밥 만들기
1. 오이는 얇게 썰어 소금과 설탕, 식초를 넣어 15분 정도 절여준다.
(이때 나는 조금이라도 건강을 생각해서 애사비를 넣어 절였다. 하하.)
2. 크래미를 잘게 찢어 볼에 담아놓는다.
3. 절인 오이는 면 보자기에 넣어 물기를 꽉 짜준다. 손으로 짜게 되면 수분이 완벽하게 제거되지 않기 때문에 도구가 있다면 도구를 사용해 최대한 물기를 제거해 준다.
(생각보다 물이 상당히 많이 나온다.)
4. 2와 3을 섞고 싱거울 경우 설탕과 식초를 좀 더 추가한다.
5. 흰 밥에 참기름 약간과 통깨를 넣어 잘 섞어준다.
6. 김을 반으로 잘라 양념한 밥을 잘 펴고 4를 적당히 올려 말아주면 완성이다.
물기를 제거해 양념한 오이가 단무지를 대신해 오독오독하고 상큼한 맛을 내준다. 어묵땡초김밥과 같이 먹으면 매운맛을 중화시키기 좋다.
가족들과 여행을 갈 때면 이제 엄마 대신 내가 설레는 마음으로 김밥을 만든다. 새벽같이 부지런하게 나가는 일정에도 잠을 줄여가면서 김밥을 싼다.
가족들이 맛있게 먹는 그 잠깐의 모습이, 피곤함을 무릅쓰고 다시 부엌으로 들어갈 힘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