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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기 Feb 25. 2024

인지편향과 끝나지 않는 의심

여덟 번째 주, 독서의 순기능



이번 주 독서모임 참석을 위해 '관찰력 기르는 법'이란 책을 읽었다. 


책의 3장에서 인지편향 이야기가 등장한다. 누구나 객관적 사실이 아닌 자신의 경험에만 의존해 추론과 결정을 내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당연히 이렇게 내린 판단이 합리적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 나 역시 그런 경험을 수 없이 했었기에 저자가 말하는 인지편향에 공감할 수 있었다.


책에 등장하는 인지편향의 종류 중 개인적으로 가장 경계하는 두 가지만 발췌해서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을 저자의 의견에 더해 보고자 한다.




<책에는 일곱 개의 인지편향 이야기가 등장한다>







"동조 편향이란 자신의 지론과 맞지 않더라도 모두가 그렇게 말하니까 라는 이유로 대세인 의견을 지지하는 것을 말한다."(사도시마 요헤이, 관찰력 기르는 법, 2023, p.119)


나는 여러 모임에 속해 있고, 있었기도 하다. 면밀하게 보면 그룹의 속성은 모두 다르지만 비슷한 부분이 있다. 바로 '동조 편향'인데 다수가 '그렇다'라고 해도 내 생각은 달라서, 반대되는 이야기를 하면 마치 이상한 사람이 돼버리는 분위기를 느낄 때가 있었다. 이것은 존중받지 못하는 것과 약간 다르다. 동조 편향이 깊게 침투한 그룹은 단순히 동조 편향만의 문제가 아닌 후광 효과나 생존자 편향까지 결합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의 생각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는 것만큼이나 다수의 의견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역시 매우 위험함을 염두하면서 살아가는 편이다. 


대세의 흐름과 내 의견에 객관적 근거가 있는지 크로스 체크하면서 판단의 결함을 최소화시키려는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 만약 대세를 거스를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라면 최소한 나의 원칙만큼이라도 흔들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이것이 동조 편향 되지 않으려는 나의 노력 중 일부다.






"후광 효과는 헤일로 halo 효과라고도 불리는데, 어느 인물이나 사물을 평가할 때 현저히 눈에 띄는 어느 한 특징에 치우쳐서 다른 특징에 대한 평가가 왜곡되는 경향을 말한다."(사도시마 요헤이, 관찰력 기르는 법, 2023, p.123)


인지편향 중 가장 경계하는 것이 후광 효과다.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 이 관계가 가장 순수한 상태라고 착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상대의 나이, 성별, 직업, 학력, 소득 수준, 사회적 지위 등을 알게 되는 순간 살아오면서 각인된 수많은 편향적인 생각이 나를 객관적 사실로부터 멀어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속칭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각종 미디어에서 검증도 되지 않은 것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믿는 것도 마찬가지다. 미디어의 발달로 팩트체크가 과거보다 쉬워졌다고는 하나 이미 후광 효과에 잠식되었다면 팩트는 더 이상 객관적 사실이 아닌 거짓과 딴지가 된다. 이때는 확증 편향까지 결합되었을 확률이 매우 높다.


그렇기에 후광 효과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노력으로 화자의 말에 왜곡된 사실은 없는지 검증하고, 나 역시 편향적인 시각에 빠져있지 않은지 객관적인 사실 자료를 찾는 것을 습관화하고 있다.






'인지편향은 사실을 왜곡하고 잘못된 판단을 유발하게 한다. '


인지편향이 무서운 건 그릇됨을 자각하기까지 자신은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굳게 믿는 것이다. 인지편향에서 조금이라도 자유로워지기 위해 내가 찾은 방법은 '끝없는 의심'이다. 여기서 말하는 의심이란 특정 상대가 아닌(될 때도 있겠지만) 대부분 '나'를 의미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갖게 된 편향적 사고는 없는지 끝없이 의심해야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번주는 '관찰력 기르는 법'이란 책을 읽으면서 평소 인지편향에 대해 생각하던 것을 다시 한번 정리하는 시간이었는데 이렇게 글로 정리해 보니 그동안 갖고 있던 생각들은 또 어떤 인지편향 속에 갇혀있을지 무척 궁금해졌다.


그래서, 오늘 이 글조차도 끝없이 의심해야 할 대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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