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곽소민 Jan 08. 2018

하얗게 하얗게 fire

20180106

숙소에 아침 식사를 예약해 두어서 간밤에 늦게 잠들었음에도 8시에 일어났다. 두부 양념조림, 산나물, 생선구이, 달걀말이 등이 있었다. 신년회를 닭백숙 집에서 하기로 할 예정이라 아침을 많이 먹진 않았다. 식사 후 마신 차가 좋았다. 서울 가면 이젠 차를 좀 사서 매일 마셔야겠다고 생각했다. 예쁜 잔이 있으니, 찻주전자가 필요하다.

타로카드로 오늘의 카드를 뽑았더니, 뭔가 내가 내면에 강렬한 감정들이 많이 일어나는 날이지만 모두 다 표현하지 않는다. 라고 나왔다. 어떤 일과가 기다릴지 기대가 되었다.


잠시 카페에 있다가 신년회를 위해 이동했다.

7명이 모여서 닭백숙 두 그릇을 시켰다. 나는 그 다리에 참석한 사람들을 한번씩 돌아보며, 앞으로 어떤 새로운 이들과 함께 하게 될지 상상하였다. 그리고 두배 세배로 늘어난 인원들이 가득찬 식당에서 신년회를 하게 되는 날이 오진 않을까? 문득 우리 뒤에 남아있는 빈 테이블들을 보았다.

먹던 중에 방송팀에서 연락이 와서, 생각보다 조금 일찍 신년회를 마치게 되었다.

출연진 중 한명이 숲을 산책했다. 어라전에서 심언사까지였다. 내려오는 길에 얼굴을 보았다.

카페 한켠에 피아노와 그외 첼로, 플룻, 등의 악기들이 들어왔다. 악기들로 공간이 차니, 느낌이 달랐다.


앞으로 판매할 빵을 종류별 놓고 시식회를 했다. 이미 두끼를 먹었지만 빵이 좋아서 종류별로 조금씩 먹었다. 치즈가 들어간 종류가 특히 훌륭했다. 몇 종을 선택하고, 방송팀들과도 나눠먹었다.

빵 시식회

피아노 조율사분이 오셔서 조율을 시작했다. 그런데  그분을 따라 함께 오신 여자분 한명이 아트홀 쪽을 좀 구경하고 싶다고 하셨다. 대관령음악제 기획팀 관계자였다. 아트홀 이용관련 계획들을 짤 때 이쪽과도 컨택을 해보자는 의견을 나눴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이런 인연이 만나졌다. 반갑고 기쁘기도 해서 살짝 들떴다. 조율이 끝나고 같이 올라가기로 했다. 그 사이

기차표를 새로 사러 진부역으로 갔다. 아쉽게도 입석 밖에 없었다. 하지만 한시간 반이면 서울 시내에서 대중교통이용하는 시간 정도이니, 그냥 지하철이나 버스에 서서 가는 정도라고 생각하니 별 일이 아니었다.

저녁의 카페 풍경

대관령음악제 관계자분과 아트홀에 가서 안내해드렸다. 설비가 아주 잘 되어있다고 A보다 더 시설이 낫다고 이야기하셨다. 여름에 외국인들이나 클래식 전공 학생들을 데리고 방문하시겠다고 말씀하셨다.

마스터클래스 여름캠프 등을 유치할 가능성에도 좀더 가까워졌다. 연습에 지쳐있던 학생들이 자연 속에서 마음껏 거닐며 자기를 돌아볼 시간도 갖고, 바비큐장에서 멋진 저녁 식사도 하고, 밤 하늘에 빼곡한 별들도 보고, 추억을 많이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외국인 연주자들도 새로운 환경 속에서 특별한 영감들을 받고 갈 수 있을 것이다.

아트홀 안이 풍성한 클래식 음악으로 가득 메워질 시간들을 그려보니 흐뭇해졌다.

클래식으로 가득할 여름이 기대된다

방송 촬영준비로 카페 안이 분주했다. 처음엔 녹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을 거라 예상해서 숙소로 돌아가지 않고 기다렸으나, 일정이 지연돼, 거의 한시가 다되어 끝났다. 생각지 못한 출연자들도 보게 되어 놀랐고, 속속 도착하는 초대 손님들에 따라 분위기의 흐름이 달라지는 것도 절묘했다. 방송은 잘 될 거라고 예상된다.

마무리를 하고 가려는데, 경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 되지 않았다. 모든 문들을 다시 한참 확인하며 다녔는데, 직원 휴게실 있는 쪽 문이 활짝 열려있었다.

왜 그 문이 열려있고, 그쪽으로 나가서 뭘 한 건지를 알 수 있었기 때문에 치밀어 오를 뻔 했지만 참았다.

아침에 작가님이나 피디님과 통화해서 다시 주의를 드릴 수 밖에 없다. 일은 일로써 해야지 감정이 끼어들어서 내 기분이 표출되는 건 서로 좋지 못하고, 더 큰 계획과 가치를 위해서도 삼갈 것이다. 일할때 빈번히 발생하는 일 중 중요한 것을 다시 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발자국 읽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