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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소민 Jan 08. 2018

다시 서울

20180107

다른 방송팀이 와서 아침부터 촬영을 했다. 사연이 있는 출연진이었다. 자신의 삶을 돌아볼 겨를 없이 살았던 중년의 관람객들. 그들에게 이 치유의 숲이 주는 의미는 남달랐다. 당신의 선견지명이 아주 옳았다. 나는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들은 지상낙원이라고까지 말했다.

정선 알프스


방송팀들 안내하느라 기차역까지 가는 시간이 빠듯했다. 김밥과 라면을 십분만에 급히 먹었다.

오는 ktx에선 입석으로 왔다. 몸이 고단했지만 많은 성과가 있었던 출장이어서 맘이 편했다. 결코 우연히 좋은 일이 생기는 건 아니라고, 그동안 뿌려놓은 정성이 통하는 거라고 믿고있다.


기차역에서 내려 정류장으로 가는데 목이 시렸다. 스카프를 어딘가에 떨어뜨려서 다시 기차 타는 곳까지 갔다. 누군가 내 스카프를 주워 사람들 발에 밟히지 않도록 난간에 고이 걸어둔 것을 발견했다. 정말 그 마음이 예쁘고 감사했다.


버스를 타고 집에 오는 길에 명동의 화려한 간판의 불빛을 지나치면서, 마치 숲을 바라보는 것처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시각정보로써 인식하는 게 아니라 그저 서울이라는 지역을 인지하게 하는 지표로써. 그러니 도시의 복잡함도 그저 하나의 풍경으로 느껴졌다. 나무와 냇물과 구름  처럼.


저녁엔 샤워를 하고 피자를 먹었고, 간만에 눕는 침대에 푹 파묻혀서 달콤한 휴식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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