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으로 가고 싶어서
요즘 늘 시계는 4:44에서 날 쳐다본다
사실 나는 오랫동안 시간을 믿지 않았다
세상에- 시계를 보는 걸 싫어할 정도였으니-
그래서 늘 약속 시간에는 너무 이르게 가거나
정각을 잘 맞추지 못하고 늦어버리거나 했지
하지만 프리랜서 생활을 접고 부단히 셀프 사회화
과정을 ㅎ 거치면서 나아졌다
4:44
이전의 나였다면 불길하다 여겼을 수도 있지만,
새벽 4:44에 늘 시계를 보곤 했다던 한 사람을
기억해내고 맘 한켠이 알알- 하기도 했겠지만
지금 순간을 사는 나는 숲을 생각했다
제주에서 본 사려니숲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아있던 나무들
이국적이고 동화적이던 그 나무들을 입을
우와- 벌리고 쳐다보며 걷던 산책
숲으로 가고 싶어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회사 옥상정원으로 갔다
입사한지 일년이 넘었는데도, 마음에 여유가
나지 않아서 한번도 올라가보지 못했다
올라가보니 사람의 정성스러운 손길이 자주 닿아
잘 가꾸어진 정원이 나타났다
배롱나무, 포도나무, 감나무, 소나무 등
싱싱하게 잘 자라고 있었다
거기서 난 오로지 나를 깊이 생각했다-
채드 나이트, 온 카와라 와 같은 꾸준함으로
나여- 나날이 창조적이길 소망한다
부디 나여,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며,
아무튼 열심히하고, 자신감을 가지고,
내 자신을 믿고, 부서지기도하고,
새로 태어나라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 처럼
조바심 내지 말고 자신 만의 템포로 -
난 내가 보는 이 세상이 좋고,
내 시간들이 소중하다
이 시간들에 정중히 다녀간 모든 존재들을
사랑한다
시간만이 존재를 증명하는 유일한 것
가끔 못이기는 척 시간을 믿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