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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점 우물 Aug 04. 2019

눈물

윤언니

윤언니는 내 인생에 첫번째 시인이다.

우리는 내가 19살 언니가 20살 때 시를 쓰다가 만났다. 대화 속에서 늘 배우게 되는 언니에 대해 난 존경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언니의 영향력은 내게 실로 큰 것이어서 언니가 서울로 이사를 오게 된 그때 나는 내 고향이 몽땅 서울로 올라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언니는 내가 나의 고향에서 저지른 아름다운 것들과 슬픈 것들과 두렵거나 화났던 모든 것들의 전말을 들어주던 내 내면의 목격자였다.


언니와의 대화는 늘 내게 생각의 줄기를 만들게 해주었다. 빈약한 줄기가 굵어지고 가지를 나도록 해주었다.

오늘도 우린 택시 안에서 어떤 대화를 나누었다.

지인의 아들이 의식불명으로 입원을 한 뒤로 마음이 내내 무거웠는데 급기야 오늘은 통화를 하다가 울어버렸다고. 정작 그 일을 겪는 지인은 담대하고 의연한데 내가 그렇게 버스 안에서 창피한 줄도 모르고 울었던 건 왜일까. 내 마음이 다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그 무섭고 두려운 일이 만약 내게 있다면 나는 지인처럼 차분히 모든 것들을 하늘에 맡기고 기도할 수 있었을까? 라는 커다란 무게의 생각 때문에 눈물이 흐른게 아닐까했다.

그때 언니는 세상에 온전히 타인을 위해서 눈물을 흘려주는 사람을 만나는 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그 눈물의 속을 들여다보면 나를 위해 울고 있는 것 뿐일 경우가 많다고. 그 말은 철학적이었다. 그리고 눈물이 많은 나를 돌아보게 했다.


존재가 눈물을 흘리는 많은 이유에 대해 이제 우리 한번 다시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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