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교섭을 거부하는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

by 이윤환 변호사

이혼을 결정하는 순간, 부부는 새로운 삶을 준비합니다.

하지만 그 선택의 그림자는 아이에게 깊은 흔적을 남길 수 있습니다. 부모의 갈등이 법정에서 마무리되어도, 아이의 마음속 상처는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이혼은 부부의 선택일 수 있지만, 아이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현실입니다. 그리고 그 현실은 아이의 세계를 두 개로 나누어 버립니다. 한 사람과는 함께 살지만, 다른 한 사람은 이제 ‘찾아오는 사람’이 되고, 그 변화는 아이에게 혼란과 상실감을 동시에 안겨줄 수 있습니다.


한편 면접교섭이라는 제도는 부모와 자녀가 단절되지 않도록 돕기 위해 마련된 장치입니다.

비양육자가 정기적으로 아이를 만날 수 있도록 법이 보장하는 제도이지요.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 제도가 항상 아이의 마음과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현장에서는

부모와 만나기 싫다고 말하는 아이.
면접교섭에서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아이.

를 종종 만납니다.


오늘은 제가 수행하였던 사례를 소개하면서, 비양육자인 부모가 할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40125 ub2_이윤환_yoonhunlaw_g_P-4_16769-2222 - 복사본.jpg 법률사무소 윤헌의 이윤환 대표 변호사






1. 아빠는 나를 버렸어


의뢰인(남편)은 아내의 외도로 인해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고, 결국 이혼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혼 이후 또 다른 어려움이 닥쳤습니다. 바로 상대방(아내)과 함께 지내던 자녀가 의뢰인과의 면접교섭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little-boy-outdoors-upset-holding-his-toy.jpg 출처: freepik



아이가 면접교섭을 거부한 이유는 단순한 반항이 아니었습니다. 아이는 이렇게 느끼고 있었습니다.


"아빠가 나를 버렸어."


이처럼 아이가 품은 감정은 어른들의 시선으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복잡하고 섬세합니다. 이런 현실을 마주한 순간부터, 면접교섭은 단순한 법률적 절차가 아니라 아이의 마음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전환됩니다.






2. 면접교섭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


면접교섭을 둘러싼 갈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단순히 정해진 날짜에 아이를 만나기만 하면 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면접교섭은 이혼으로 인해 멀어진 부모와 자녀 사이의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의 마음은 강제로 열 수 없습니다.

자녀가 아직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만남을 추진한다면, 오히려 부모에 대한 거부감은 더 깊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럴 때일수록 필요한 것은 기다림과 일관된 진심의 표현입니다.

심리치료나 가족상담을 병행하며, 아이가 스스로 문을 열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 부모는 아이에게 “나는 여전히 네 곁에 있다”는 메시지를 작고 조심스럽게, 그러나 끊임없이 전달해야 합니다.


비록 함께 살지는 않지만, 부모로서 여전히 지켜보고 있고, 사랑한다는 사실을 아이가 느낄 수 있도록 감정의 연결고리를 놓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close-up-sad-boy-portrait.jpg 출처: freepik



제가 수임했던 또 다른 사건에서도, 아이 스스로 부모와의 면접교섭을 완강히 거부했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앞선 사건과 마찬가지로, 이혼 과정에서 오고 간 날 선 말들과 감정의 충돌이 아이의 마음속에 깊은 상처로 남아 있었습니다. 아이 입장에서는 부모의 말 한마디, 무심한 표현 하나가 쌓여 “엄마는 나를 싫어해”라는 감정으로 이어졌던 것입니다.


해당 사건에서 아이의 마음을 열기 위하여 비양육자인 부모는 아이를 억지로 만나려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전화 통화로 안부를 전하고, 생일이나 기념일에는 조심스럽게 편지와 선물을 보내며 천천히 아이의 마음을 두드리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몇 개월이 지나자 아이는 짧게나마 통화를 허락했고, 그 작은 여지가 결국 면접교섭의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면접교섭은 반드시 ‘직접 만나는 시간’이라는 고정관념을 갖지 않아도 됩니다.


아이의 감정 상태와 속도에 맞춰, 다양한 방식으로 관계를 설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주 앉는 것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다시 마음을 여는 일입니다.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면접교섭입니다.






3. 포기해선 안 됩니다

아이가 만나기 싫어한다고 해서, 모든 것을 멈춰서는 안 됩니다.


“아이가 싫다니, 그냥 포기하자.”


이것은 부모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면접교섭은 부모의 권리인 동시에, 아이에게 양쪽 부모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해 주는 제도입니다. 따라서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포기하거나 단념하는 것은 아이의 복리 측면에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closeup-shot-person-writing-book-with-gavel-table.jpg 출처: freepik



특히, 법원이 면접교섭을 명했음에도 양육자가 이를 반복적으로 방해하거나 이행하지 않을 경우, 가사소송법 제67조 제1항에 따라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위반 행위가 지속되거나 아이의 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되면, 현재의 양육자 지위를 상실하고, 양육자가 변경될 수도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만남’을 방해한 문제가 아니라, 아이의 관계 형성과 정서적 안정권을 침해한 결과로 평가되기 때문입니다.






4. 법원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완강하게 면접교섭을 거부한다면, 법원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법원 역시 이러한 상황에서 단순히 면접교섭을 강행하지는 않습니다. 변호사는 아이의 심리 상태를 근거로 법원에 조정조치 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조정조치란, 쉽게 이야기하자면 법원이 가사조사나 전문가 면담을 통해 아이의 정서적 상태를 면밀히 살핀 뒤, 그 결과에 따라 면접교섭의 방식과 시기를 다시 설계하는 것을 말합니다.



medium-shot-woman-holding-baby-carrier.jpg 출처: freepik



아이가 진심으로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억지로 만남을 추진한다면, 오히려 상처는 더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가정법원에는 이런 문제에 대하여 전문가들이 상주합니다.


아이의 면접 교섭 거부를 경험하게 되면 비양육자 부모는 당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마세요. 속도보다는 방향을 택하시고, 필요하다면 법원의 도움을 받으실 수도 있다는 점 꼭 기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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