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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혜정 Dec 23. 2017

[퇴사 후 필사]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 독서 시기 : 2017년 8월
- 저자 : 박준
- 출판사 : 난다
-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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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1
눈을 감고 내가 가장 즐거웠던 한 시절을 떠올려보면, 그때 나의 눈 앞에는 더없이 아름다웠던 연인이 한 웃음을 내보이고 있다.
그리고 그 연인의 정한 눈동자에는 나의 모습이 설핏 비쳐 보인다.
어쩌면 내가 가장 그리워하는 것은 과거 사랑했던 상대가 아니라, 상대를 온전히 사랑하고 있는 나의 옛 모습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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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때.
밤새 가건물 작업실에서 작업하고 새벽 학생회관 샤워실에서 샤워하고 동이 틀 때 학교 잔디밭을 가로질러 실없는 얘기로 실실 웃으며 친구 자취집으로 가기.
새벽 PC방에서 리포트를 업로드하며 웹캠으로 울산에 있던 친구와 낄낄대기.
24시간 내내 붙어있던 친구들.
친구들은 여전히 내 곁에 있지만 물리적으로 심리적으로 떨어져 버린 사이.
그 과거는 그대로 있지만 이제 우리가 또다시 24시간 함께한다 해도 그 시절로 되돌아갈 수 없음을.
그 시절의 우리는 이제 과거가 되어버린 걸 문득 깨닫는 순간 한없이 슬퍼지며 가슴이 공허해진다.
나는 여전히 나이지만. 그 시절의 내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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