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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혜정 Nov 07. 2018

[퇴사 후 필사] 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

[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 
- 독서 시기 : 2018년 5월 
- 저자 : 송은정
- 출판사 : 효형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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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우리는 뭐 하려고 꿈꾸는 걸까. 너에게 보여주고 싶어.
아파트 주차장만 왔다 갔다 하던 네 자전거를 요세미티 숲 속에서 달리게 해주고 싶어.

나는 이 문장을 읽을 때마다 목구멍이 따끔거린다.
저자가 보는 앞에서도 쏟아지는 눈물을 참느라 애를 먹었다.
사람들이 묻는다. 회사는 관두고 뭐 하려고.
책방은 열어서 뭐 하려고. 그때마다 나는 이렇게 답하고 싶다.
아파트 주차장만 왔다 갔다 하던 내 자전거를 요세미티 숲 속에서 달리게 해주고 싶어. 
나는, 내게 보여주고 싶어. 아파트 주차장 밖의 세상을. 
일단 멈춤을 찾아와 책방을 시작하고 싶다고 말한 이들 또한 그런 마음이지 않았을까.
다만 요세미티 숲 속에 도착한 뒤 힘껏 달리는데 집중하느라 파란 하늘을, 
나뭇가지에 앉은 새를, 나란히 달리는 친구를, 다정한 식사를, 일요일 오후를 부디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그 사실을 너무 뒤늦게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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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그만두고 책방을 하겠다고 부동산을 뒤지고 인테리어를 하겠다고 밤까지 남자 친구와 페인트칠하고 책방을 오픈하고 손님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혼자서 출퇴근 시간보다 더 오래 책방에 앉아있지만 책을 팔면 수익은 고작 몇천 원.
그래도 주변 사장님들과 중간중간 이런저런 이벤트도 열어보고.
그냥 열심히 책방을 꾸미고 오픈하는 과정을 읽는데 눈물이 주르륵 났다.
너무너무 외로워 보여서.
여행 책방이라고 하여 일단 멈춤을 찾아간 적이 있다. 
결국 문이 닫혀있어 들어가 보지는 못했지만.
가끔씩 힘들 때 꺼내볼 수 있게 적어놓았다.
'
아파트 주차장만 왔다 갔다 하던 내 자전거를 요세미티 숲 속에서 달리게 해주고 싶어. 

나는, 내게 보여주고 싶어. 아파트 주차장 밖의 세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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