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 65일간의 남미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먹고 자고
여행 정리하고 지인들 만나고 이 네 가지만 반복하고 있다.
2달간 남미 시간에 적응된 내 몸은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낮이 새벽인 양 몽롱하다.
하루에 한 번은 꼭 낮잠을 자는데 낮에 자는 낮잠은 남미에서 자던 밤잠이고
밤에 자던 밤잠은 남미에서 자던 낮잠이다.
그래서 일찍 자리에 누웠다가 낮잠 적정시간(?)이 지나면 잠에서 깨는데 그때가 새벽 4~5시쯤.
머리맡에 스마트폰이 놓여 있는 나는(다들 그렇듯이) 폰을 집어 들고
갑자기 많아진 한국어 외 모국어를 쓰는 친구들
피드로 의도치 않게
영어 공부를 하다가 다시 자거나 혹은
깨거나 한다.
여행이 3일 남은 날, 여행을 막 시작한 귀여운 '모드'가 65일 여행이 끝나가는데 기분이 어떠냐고 물었었다.
내 소감은, 한국에 가서도 당분간 여행하는 마음으로 쉴 것이어서 기대된다. 였다.
(무지하게 끈적대는 더운 날씨를 피해 겨울을 느낄 수 있으니 너무 좋다! 도 포함)
그러고 보니 이번 여행은 '여행이 끝난다'라는 압박감이 없는 여행 이었다.
다시 여행 전 생활에 2~3일 내로 완벽히 적응해야 한다는 압박감.
시차에 적응해야 하는 사회적 활동이 없으니(백수) 시차에 기를 쓰고 적응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낮이 새벽 같은 그 몽롱함을 즐기고 있다.
여행할 때는 여행도 일상이다.
돌아갈 집이란 게 있어서 돌아오고 나면 여행이었다.라고 말하지만.
돌아올 집은 있지만 돌아갈 '일'이 없어서 남미 여행 65일 이후 한국에서의 삶도 '여행'처럼 느껴진다.
아무것도 없어서 어디든 다시 떠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을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상황이 이렇게 자유로움을 느끼게 해주다니.
삶은..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