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세상이기에

2023년 라디오 오프닝_19

by 정윤
따로, 또 같이 움직이는 세상

어제 옆집 대문 앞에 종이 한 장이 놓여있었습니다. A4용지에 컴퓨터로 쓴 글씨. 사적인 내용은 아닐 거란 생각에 잠시 멈춰 읽게 됐는데요. 아랫집에서 층간소음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조심스레 양해를 구하는 편지였습니다.

단독 주택이 아닌 이상,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기에 층간소음 문제가 많은 건 알고 있었지만.. 제 바로 옆에서도 일어나고 있었던 거였죠.

그 편지를 읽고 방에 딱 들어온 순간, 자연스레 저를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내 아랫집에 사시는 분은 괜찮은 걸까? 혹시, 늦은 시간에 세탁기를 돌린 적은 없었나? 청소기를 너무 자주 돌려온 건 아닐까?

반성했습니다. 스스로의 힘으론 돌아보려 하지 않는 저를요. 일이 벌어져야만 그제야 자신을 들여다보는 나라는 사람을요.

조금 더 신경 쓰며 살아야겠습니다. 나의 편함이 누군가의 불편함이 되고 있던 건 아닐지 돌아보면서요. 모두가 함께 사는 세상이니까요.​


지쳤던 오늘을 위로하고 다가올 내일을 응원하는 밤, 5월 6일 토요일의 굿나잇 레터였어요. 오늘의 첫 곡 띄워드립니다. 무한도전, 그래 우리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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