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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속도를 점검할 때

2023년 라디오 오프닝_28

by 정윤
가끔은 드러누워 흘러가는 구름도, 흔들리는 나뭇잎도 봐야지

요즘 젊은 세대에게 인기 없는 스포츠, 혹시 뭔지 아세요? 힌트! MZ들은 짧은 동영상과 빠른 속도, 스킵 버튼에 익숙하다는 것. ​


맞아요. 이런 세대에게 지루할 수밖에 없는 스포츠, 바로 야구입니다. 경기 결과를 보려면 무려 9회까지 장장 3시간을 견뎌내야 하니 이보다 괴로운 게 또 없죠.

긴 동영상도 30초 뒤로 넘기기와 건너뛰기를 하며 보고 싶은 부분만 빠르게 볼 수 있고, 심지어 15초짜리 동영상에도 기승전결이 충분히 담겨있는 걸 아는데 3시간을 건너뛰기 없이 견뎌내라니.. 고문처럼 느껴지는 건 당연한 거죠. ​


그런데요. 원하는 속도로 사는 건 좋을 때도 있지만, 원하는 속도만 고집하다 보면 원래의 속도를 견디지 못하게 된다는 겁니다. 혹시 지금, 충분히.. 아주 천천히 누려야 할 순간들조차 건너뛰며 살고 있진 않으신가요? 잠시, 내 삶의 속도를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


지쳤던 오늘을 위로하고 다가올 내일을 응원하는 밤, 6월 4일 일요일의 굿나잇 레터였어요. 오늘의 첫 곡 띄워드립니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느리게 걷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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