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라디오 오프닝_46
어떤 순간을 슉! 건너뛰고 싶은 적이 있습니다. 주로 마주하고 싶지 않은 순간들이죠. 수능 디데이라든가, 아주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날이라거나, 면접의 합격 불합격을 눈으로 확인해야 하는 그런 날들.
그날은 결코 오지 않았으면 좋겠고, 그래서 눈을 뜨면 그 순간이 이미 지나있기를 바라게 됩니다.
이렇게 건너뛰어 버리고 싶은 순간이 있는 반면, 영원히 머무르고 싶은 순간들도 있습니다. 대학에 합격한 날, 맛있는 음식을 배터지게 먹는 저녁 식사 시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순간들처럼요.
인생은 이런 두 가지의 순간들이 얽혀있는 진주목걸이 같습니다. 진주같이 빛나는 순간과 가려져 있지만 이 진주들을 연결해 주는 매듭 같은 순간들. 대개 건너뛰고 싶은 순간들은, 돌아보면 날 성장하게 하는 중요한 시간입니다. 그 시간이 만드는 단단한 매듭 없이 진주는 견고히 연결되어 빛날 수 없겠죠. 우리 인생에 두 가지의 순간이 모두 필요한 이유입니다.
지쳤던 오늘을 위로하고 다가올 내일을 응원하는 밤, 8월 6일 일요일의 굿나잇 레터였어요. 오늘의 첫 곡 Ed Sheeran, Supermarket Flowers 띄워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