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끓일수록 맛있어지는 건 사골만이 아니다

2023년 라디오 오프닝_36

by 정윤
10년을 동고동락한 필통 이사하던 날, 그간 고마웠다!

저는 물건을 오래 쓰는 편입니다. 잘 안 잃어버리니 오래 쓸 수 있기도 하지만, 오래 쓸수록 그 물건에만 담기게 되는 추억이 참 좋더라고요. 고등학교 3학년 때 샀던 필통은 10년을 썼고 대학교 때부터 쓰던 샤프와 동전 지갑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애용하고 있습니다. 아, 제 책상 위에 있는 텀블러도 벌써 5년은 됐겠네요.

이렇듯 물건을 오래 사용하다 보니 깨닫게 된 게 하나 있는데요. 고장 나지도 않았는데 어느 순간 잊혀지는, 때로는 싫증나 버리게 되는 물건들이 정말 많다는 겁니다. 사골 국물은 끓일수록 점점 더 맛있어지듯이, 물건도 곁에 오래 있을수록 더 사랑스러운 법인데.. 우린 너무도 빨리 싫증 냅니다. 우리 주변의 모든 것들에요.

오늘은 잠들기 전에 내 주변에 있는 물건들에 한 번 주의를 기울여보세요. 생각보다 사랑스럽고 소중한 추억들이 물건마다 잔뜩 담겨있어 아마 깜짝 놀라게 될 겁니다.​


지쳤던 오늘을 위로하고 다가올 내일을 응원하는 밤, 7월 2일 일요일의 굿나잇 레터였어요. 오늘의 첫 곡 악동뮤지션 오랜 날 오랜 밤이에요.

keyword
이전 20화진주와 매듭의 순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