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라디오 오프닝_54
어제는 절기상 백로였습니다. ‘백로’는 24절기의 15번째 절기인데, 백로라는 말 자체가 이슬을 아름답게 일컫는 말이거든요. 즉, 농작물에 이슬이 맺히기 시작하는 시기니 이때쯤이면 본격적인 가을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덥다, 덥다 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 것 같은 어제였어요.
그런데요- 사실 저는 쌀쌀해지는 게 조금 두렵습니다. 추위를 정말 많이 타는 사람이라 조금만 추워져도 전기장판을 꺼내고, 북실북실한 수면 잠옷을 꺼내거든요.
그래도 왠지 모르게.. 코 끝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쌀쌀함 앞에선 조금 행복해집니다. 왜냐고요? 온 세상이 형형색색 아름다운 옷을 입는 시기잖아요. 오지 말래도 성큼 와버릴 겨울일 텐데, 그 길목에 있는 가을만큼은 추위에 대한 두려움은 잠시 잊고 마음껏 누려야죠.
올해도 가을의 드높은 하늘, 그리고 아름다운 풍경이 주는 행복으로 겨울을 견뎌낼 힘을 얻어야겠습니다.
지쳤던 오늘을 위로하고 다가올 내일을 응원하는 밤, 9월 9일 토요일의 굿나잇 레터였어요. 오늘의 첫 곡 아이유의 가을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