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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 짓는 여인

흔한 휴일 풍경

by 오느


휴일은

사람을 느긋하게 만들어서 좋다.

늦잠 자는 룸메이트는 내버려 두고

아침 밥상을 준비했다~~


목포에서 직거래한

주꾸미와 재첩으로

찌개를 끓이고

오징어젓갈, 낙지젓갈, 무말랭이 조림에

시금치무침으로 차린 밥상



2킬로 재첩 껍질 다 까고

기운이 빠져서

주꾸미 손질은

남편 손까지 빌렸다.


이러면 안 먹고 만다 하지만

수고해서 먹는 밥이 진짜다.


부추, 미나리, 파, 호박 송송 썰고

주꾸미와 두부를 넣고

고춧가루 풀어 끓인 찌개 한 냄비면

이틀 휴일도 끄덕 없다.


주꾸미 살이 얼마나 야들야들한지

오징어에 비할 바가 아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끼니때가 되면

늘 밥상을 차리던 친정엄마~~


다 깊은 이유가 있다.


평일이건 휴일이건

따뜻한 밥 한 그릇 배 부르게 먹고 나면

웬만한 불만도 쑥 들어가고

마음도 여유로와진다.


어른이고 얘들이고

밥은 먹여놓고

시비를 가리든 해야 한다.


배 고프면

더 화가 나는 법이다.


배 부른 부부는

봄비 노래 들으면서~~

베란다에서 커피 한 잔을 나눈다.


룸메이트가 아침 설거지를 할 동안

나는 식탁을 정리하고

커피를 내린다.

일찍 먼저 가는 건

매너가 아니니까~~


우연히 고른 봄비 노래가

죄다 너무 좋아서

크리에이터에게 감사 댓글을 달아주었다.

그도 휴일 아침 기분이 좋으리라~~*



기분 좋은 휴일 오후

오늘의 손그림 103호를 그렸다.

아직 채색은 안 배웠지만

스케치하고 채색을 해 봤다.

다시 아이패드로 돌아와

인물화를 그린다.


에이~~뭐 별 거 있어!

안 되면 말고~~

그러다가

오늘도

될 때까지 하게 되었다.



고개 들어 보니 밤이다.


손그림 103호

이 정도면 됐지 뭐**


그려놓고 보니

내 로망인 미소 짓는 여인

삶에 여유 있어 보여서 좋다!

<오느의 손그림 1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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