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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융융이 Nov 28. 2017

다른 학년, 같은 교실, 같은 수업?

그럼에도 논다는 건 변함없다

작성일: 2017. 11. 25



#BC생활 29 다른 학년, 같은 교실, 같은 수업?


Combined (split) class라는 것이 있다.
캐나다 커리큘럼은 대학원서 꽤 접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이 혼합 교실(우리끼리는 편하게 mixed라고 말한다.)에 대해서 잘 몰랐다. 이 이론을 보다 정확히 이해한 것도 최근 사귀게 된 Karleen이라는 현지인 아주머니를 통해서다. 학교서 근무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자세히 설명해주셨다.


Karleen은 재미있는 이력의 소유자인데, 한국의 S 영어 학원서 젊은 시절 영어회화 강사로 일한 적이 있다. 덕분에 한국에 대해서 이해가 깊다. 뭐 오래전이긴 하지만. 약 30년 정도? 아직 한국, 서울에 종로가 중심지이고 강남이 막 등장하던 시기에 살던 분이라 한국에 대한 과거의 기억이 강해서 많이 수정시켜드리는 중이다. 그때마다 'unbelievable!'을 외치셔서 일종의 쾌감을 느끼며 최대한 새로운 면들을 찾아 설명해드리려 하고 있다.


아들은 한 명 있는데, 미국인이다. 결혼해서 미국서 쭉 살았는데, 거기서 출산해서 아이가 초등학교  grade 4까지를 다녔다고 한다. 그쯤 심각한 고민 끝에 온 가족이 캐나다로 다시 오고 아이도 캐나다 초등학교로 전학을 시켰다고 한다. 바로 미국식 교육이 싫어서.


"목표 성취 중심이라서?"


고 물으니, 반색하며 줄줄이 말한다. '테스트 투성이'라며 불만은 쏟았다. 학생이 알든 모르든 어쨌든 테스트서 점수만 나오면 되는 게 싫었단다. 미국이 오바마 정부에 NCLB(No Child Left Behind Act)를 폐기하고 ESSA(Every Student Succeeds Act)로 바뀌긴 했는데, 아이가 이 NCLB의 희생자 중 하나가 아닐까 여겨졌다. 무조건 평가 결과만 좋으면 되니 무엇을 배우는가 보다 점수가 어떠냐를 따졌으니. 교육에 관심이 많은 깨어있는 캐나다 어머니는 마음에 안 들 수밖에 없었겠다. 여기서 특히 대화가 잘 이뤄졌다. 미국 교육은 좀 많이 공부했는데 대화 주제로 무척 좋았다.


아이의 교육만이 문제는 아니었겠지만, 그것과 더불어 복합적 이유로 캐나다로 다시 왔는데, 이 combined class에서 grade 4에선 선생님의 역량으로 잘 다녔다고 한다. '행복하게'. 그런데 grade5 때 선생님이 지나치게 grade 6에 맞추면서 아이가 따라가지 못했다고 했다. 결국 grade5부터 home schooling 시키다가 secondary때 학교로 복귀해서 교육과정을 잘 마쳤다고 한다. 초등을 홈스쿨링 해도 그 이후 오히려 독립적으로 학교서 잘 적응했다는 부연설명도 있었다.(오! 이걸 영어로 알아들었.하고프지만, Karleen이 S영어학원 강사 출신이라, 심히 잘 얘기해준다.^^)


여기 초등학교는 이렇게 학년이 섞인 채 운영한다. 물론 아닌 곳도 있더라.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100% 섞어서 공부시킨다. 덕분에 아이들이 격년으로 다시 만나고 헤어지고 한다. 신기하긴 한데, 교육적으로 나는 글쎄(?)하고 있다. 요새 학교 커리큘럼을 조금씩 깊이 보고 있긴 한데, 이게 참 쉽지 않겠다 싶다. 물론 '선생님 입장'에서. 아직 무언가 평가하기엔 좀 이른 감이 있어서 좀 더 살펴보고 말하겠지만, 아직까지는 교육효과에 대해 긍정적이진 않다.


참고로 우리 아이들은 섞이든 말든 그냥 좋단다. '학교=노는 곳=천국'이기 때문에 지금 아무 생각이 없다. 주말에도 빨리 학교 가자고 하고, 학교는 재미있는 곳이라고 하고.


'그래. 생각 없이 열심히 즐길 때지. 몇 년 안 남았다. 열심히 놀아라.'


지금은 즐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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