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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융융이 Feb 14. 2018

한국어 교육 시작-비정상회담 출연을 목표로

일단 꿈은 크게 가지랬다

너무 긴 시간 게으름을 피웠다. 핑곗거리가 없긴 하지만, 실은 한국어와 살짝 거리를 둔 기간이라 치자. 언어의 한계를 크게 느낀 터라, 자체 영어 몰입교육을 시행했었다.

결론은?

실패다. 하......


나름 영어만 써보려고도 노력했는데, 나는 날 때부터 40을 가까이 바라보는 이 나이까지 한국어로 된 생각과 말과 행동을 해오던 사람인지라, 근질근질하고 답답함을 참을 수 없더라. 그래서 결국 포기. 그동안 삭제했던 한국어 앱들-소설, 네이버, 브런치 등 포함-도 다시 깔고 다시 한국어로 생각하는 삶을 시작했다.


그래도 소득이 아예 없진 않았는데, 영어실력이 좀 늘긴 했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많이 사라졌다. 그런데 거기까지.

그냥 급한 마음을 지우기로 했다. 안 되는 걸 되게 한다고 성과가 나지 않는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대신 새롭게 시작한 일이 있는데, 바로 한국어 가르치기다. 물론 자원봉사다. 돈 버는 거 아님. 노노.

한국어 1도 모르는 캐나다 현지 학생-나이로 치면 대학생, 컬리지 졸업하고 미래를 구상 중인-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게 되었다. 이게 무척 재미있다.


일단 영어로 설명하는 중인데, 점차 한국어를 늘려갈 계획이다. 수업을 딱 한번 했는데, 학생이 발음상의 표현은 쓸 수 있는 경지까진 되었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영어인데 한국어로 표현하는 것들은 한국어 표기를 할 수 있다. '커피', '아메리카노' 등을 말이다. 물론 자기 이름도 쓴다.


그리고 흥미를 금방 붙였다. 역시 한국어는 음성언어 표기에 강점이 많은 언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한국어에 대한 감탄과 세종대왕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들더라.


이 수업을 위해 한국어도 더 공부하고, 영어로 표현을 하는 것도 생각하다 보니 일석이조! 그나마 다행인 건 내가 중학교 때 국어 공부를 진짜 열심히 했었는데, 그게 큰 도움이 된다는 것. 형태소니, 구개음화니 하는 문법도 꽤나 자세히 기억하고 있다. 물론 이런 건 절대 가르치지 않을 예정이다. 한국어에 붙은 재미 달아날라.


자잘한 생활기를 정리 중인데, 이 친구와의 공부 경험을 정리해볼 생각도 갖고 있다.


참, 이 친구의 이름은 제임스.

열심히 한국 관련 유튜브 영상들로 동기부여를 해놓았는데, 덕분에 학생의 목표가 '비정상회담 출연'이 되었다.

이 친구 왈, "기욤은 퀘벡 출신이라 캐나다 대표가 될 수 없다."던데, 약간 일리도 있다. 퀘벡은 좀 유독 독특한 곳이므로. 아직 기지도 못하는데 나는 것을 말하다니 이른 감은 있지만 자라나는 새싹을 살리는 마음으로, '잘 해보자. 파이팅!'하고 달리는 중이다.


점점 이 친구의 발전상에 대해 모두가 공감하고 알릴 수 있는 날이 온다면, '비정상회담' 한번 해볼 만하지 않을까?

처음 써 본 한국어. 처음 치곤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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