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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태웅 Sep 02. 2017

7화: 글을 쓴다, 고로 존재한다

글 잘 쓰는 기획자가 되고자 한다


- 윤탱님이 쓴 글을 본 순간, 매번 반합니다 ㅎㅎ


예전에 회사에서 '내가 당신에게 반한 순간은?'이라는 설문을 진행했었다. 평소에 생각하는 회사 동료의 장점과 배우고 싶은 점을 익명으로 적어보는 것이었는데, 나에 대한 장점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내 글에 대한 칭찬이었다.


글을 잘 쓴다는 칭찬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줄곧 나에게는 글을 잘 쓰는 것에 대한 동경이 있었기 때문이다.






1.

글이라는 걸 처음 제대로 써본 것은 고등학교 때였다. 선생님의 권유로 시(市) 단위로 진행되는 백일장에 참여했다. 엉겁결에 참여한 첫 백일장 수필부문에서 고등부 차상을 수상하고, 그다음 해에는 수필부문 고등부 장원을 수상했다.


2년 연속 좋은 결실을 얻게 되자 글에 대한 나름의 소질을 발견하고,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그 이후로, 대외활동이나 개인 블로그 운영을 통해 글쓰기에 더욱 빠지게 되었다.



2.

시간이 지나 마케팅 에이전시의 3년 차 기획자가 된 지금도, 글에 대한 동경은 그대로다. 아니, 오히려 처음 접했을 때보다 더 강렬해졌다. 더 이상 흥미와 취미를 벗어나 이 일에 꼭 필요한 스킬이 되었기 때문이다.

기획자에게 글쓰기는 필수적인 요소다. 광고주와의 커뮤니케이션에 필수적인 메일링부터 콘텐츠 기획안, 프로모션 기획안, 디자인 작업 요청서, 결과보고서, 회의록, 보도자료 등 글을 써야 하는 일이 산처럼 쌓여있다.


각 글에 대해 필요한 요소도 제각각이다. 기획안에는 간결하지만, 콘텐츠나 프로모션에 대한 명확한 의도와 기대효과가 담겨있어야 하며, 결과보고서에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깊이 있는 통찰이 필요하다.


페이스북 콘텐츠의 경우는 짧은 텍스트로 구성해야 하는데, 이처럼 짧은 글을 쓰는 게 긴 글을 쓰는 것보다 몇 곱절은 더 어렵다. 이처럼 글쓰기는 기획자에게서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다.



3.

- '글 잘 쓰는 기획자'를 목표로 해봐요


다행히 회사 내에서 나의 글쓰기를 좋게 봐주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글쓰기'를 경쟁력으로 가질 수 있는 기획자가 되라는 조언을 많이 듣는 편이다. 그런 조언을 들을 때마다 과연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라는 고민이 들었다. 거듭되는 고민 끝에 지금은 나름의 답을 찾았다. 바로 어울리는 색의 펜으로 글을 쓰는 거다.



마케팅 에이전시에 일하며 많은 광고주를 상대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럴 때마다 느낀 것은 광고주마다 타깃으로 하는 고객층이 다르고, 원하는 콘텐츠의 톤 앤 매너가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업계에서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즉, 광고주의 니즈를 파악하여 어울리는 색으로 글을 쓸 수 있는 스킬과 안목이다.


물론, 기본적으로 글쓰기에 대한 이해와 지식은 필수다. 맞춤법이나 문장 구성, 단어 선택, 퇴고의 과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러한 기본이 없다면, 아무리 어울리는 색을 파악한다고 해도, 악필(惡筆)이 되어 광고주가 그 의미조차 알 수 없게 될 것이다.






지금도 과거에 썼던 글을 보면 부족한 점이 정말 많이 보인다. 아직 '글을 잘 쓰는'이라는 타이틀을 얻기에는 갈 길이 멀다.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글 잘 쓰는 기획자가 되고자 한다.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쓰기 위해 더욱 시간을 투자해야 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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