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저널리즘 입문 Vol.2
에이전시 마케터의 브랜드 저널리즘 입문, 지난 1화에서는 디지털의 발전으로 탄생한 새로운 개념의 광고 '브랜디드 콘텐츠'에 대해 소개했다.
다시 한번 정리해보면 브랜디드 콘텐츠란 소비자가 관심을 갖거나 흥미를 보일만한 문화적 요소와 브랜드 메시지를 합쳐 새롭게 콘텐츠화(化)하는 것이다. 기존의 광고가 상업적이면서 일방적이었다면, 브랜디드 콘텐츠는 문화적이며 자발적 공유와 상호작용에 목적이 있다.
이번 화에서는 이러한 브랜디드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지속적으로 제공하며, 소통하기 위해 필요한 '브랜드 저널리즘'에 대해 준비했다. 브랜드 저널리즘은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 알아보자.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브랜드 저널리즘'의 한 가지 사례를 들려주고자 한다. 이제 막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한 우리나라의 브랜드 저널리즘과 달리 해외에서는 이미 여러 성공사례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코카콜라' 되시겠다.
코카콜라는 기존의 홈페이지를 완전 갈아엎어(?) ‘코카콜라 저니(Coca-Cola Journey)’라는 이름의 콘텐츠 플랫폼을 만들었다. 코카콜라와 관련된 소식은 물론 스포츠, 여행, 음식 등 소비자가 흥미로워할 소재의 브랜디드 콘텐츠를 축적하고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실제로 코카콜라는 2015년 이후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않고, 오로지 '코카콜라 저니'를 통해서 소비자와 소통하고 있다.
즉, 코카콜라는 소비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언론이나 미디어를 통해서가 아닌, 브랜드가 직접 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이다.
혹시나 코카콜라와 관련된 보도자료를 봤다면, 그것은 코카콜라가 배포한 것이 아니라 언론사가 코카콜라 저니의 콘텐츠를 우리에게 전달해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코카콜라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브랜드 저널리즘'은 브랜드가 '저널리즘(journalism, 신문과 잡지를 통하여 대중에게 시사적인 정보와 의견을 제공하는 활동)'에 입각하여, 브랜디드 콘텐츠를 꾸준히 축적하고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브랜드가 언론사가 되어 뉴스를 만드는데, 그 뉴스가 브랜드와 관련된 뉴스인 데다가, 그 뉴스 내용이 소비자가 흥미로워하는 콘텐츠라고 보면 되겠다. 오죽하면 이러한 플랫폼을 지칭할 때 '뉴스룸'이라는 말을 쓸까.
이러한 브랜드 저널리즘의 개념을 처음 접했을 때 드는 의문은, 이미 여러 브랜드에서 운영하고 있는 '온드 미디어(Owend Media, 브랜드 공식 블로그 혹은 페이스북 페이지와 같은 채널)와 무엇이 다른가?'라는 점이다.
가장 큰 차이점은 콘텐츠다. 기존 온드 미디어에서의 콘텐츠 마케팅은 그 접근 방식이 홍보성이 짙을뿐더러, 소비자에게는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지난 편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브랜디드 콘텐츠'는 소비자로 하여금 자발적인 정보 습득 및 공유를 유발하고, 흥미와 재미 위주의 스토리텔링을 한다는 점에서 온드 미디어 콘텐츠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하나의 예로 '레드불'을 들 수 있는데, 많은 이들이 알다시피 레드불은 에너지 드링크를 판매하는 회사다. 하지만, 레드불은 에너지 드링크를 홍보에 내세우지 않는다. 브랜드를 상징할 수 있는 '도전'이라는 아이덴티티에 맞춰 익스트림 스포츠를 다루는 전문채널 ‘Redbull TV’와 스포츠나 음악, 아웃도어 등에 특화된 콘텐츠가 담긴 잡지 ‘Redbulletin’를 운영한다. 특히 ‘Redbulletin’은 전 세계 11개국에서 매월 발행되어 발행부수가 250만 부에 달한다.
이제 사람들은 도전, 익스트림 스포츠, 아웃도어 등을 떠올릴 때 자연스럽게 레드불을 연상할 것이다. 이러한 인식이 결국 레드불의 브랜드 자산이 되고, 사람들이 레드불을 찾는 이유가 된다. 과연, 레드불이 온드 미디어에서 에너지 드링크에 대한 이야기만 했다면, 이러한 성과에 도달할 수 있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그렇다면 브랜드 저널리즘이 필요한 이유는 뭘까? 대부분의 브랜드는 언론이나 매체에 돈을 지불하는 페이드 미디어(Paid Media)를 통해 콘텐츠를 노출해왔다. 언론사에서 제공하는 네이티브 광고나 페이스북의 PLA(Page Like Ad)에 얼마나 많은 돈을 투자해왔던가.
반면에 '브랜드 저널리즘'은 재미있는 소비자 중심의 콘텐츠를 만들고, 소비자가 꾸준히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한다. 플랫폼 구축에 드는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그동안 언론과 매체에 지불했던 큰 비용을 콘텐츠의 질 향상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결국, 브랜드 입장에서는 자신만의 플랫폼을 통해 과다한 비용 지출 없이 원하는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 콘텐츠 시대에, 이만큼 탁월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있을까.
물론,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단점도 분명히 있다. 또한, 이는 지난 편에서부터 강조했던 것처럼 소비자의 흥미를 끌거나,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시의성에 맞게 브랜디드 콘텐츠로 생산, 유통할 수 있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브랜드와 소비자 모두에게 혜택이 갈 수 있는, 그로 인해 상호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유대감은 돈이 아니라 우리 브랜드의 가치와 소비자 코드에 대한 진정성 있는 고민에서부터 나온다는 것을 명심하자.
지금까지 '브랜드 저널리즘'이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에 대해 알아봤다. 가급적 길지 않고, 쉽게 소개하고 싶었으나 쓰면서도 완전하게 커버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회차는 '에이전시 마케터의 브랜드 저널리즘 입문' 연재의 마지막 편으로, 우리나라 브랜드 저널리즘의 현주소와 에이전시 마케터가 바라본 브랜드 저널리즘에 대한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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