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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제 Feb 11. 2024

좋아하는 것을 해줄 때 보다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을 때..


좋아하는 것을 해줄 때 보다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을 때 신뢰를 얻을 수 있다.



헤어지고 꽤 시간이 흘렀다.

가끔, 문득 생각이 나지만 괜찮다.

마음이 아프다기보다는 지난 추억 같은 느낌이다.


SNS 영상을 보는 시간이 늘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그렇다.

그러다 우연히 눈이 번쩍 뜨였다.


하나의 릴스 영상에서 수많은 사람들 속에 그녀가 보였다.

거짓말 하나 보태지 않고, 염탐도 아니었고 아직 차단은 유지 중(?)이라 연관된 것이 없거늘..


영상 속의 그녀는 딱 내가 싫어한다 했던 것들만 다하고 있다. 그보다도 더.

내가 미처 몰랐던 모습일지도..

나란 사람을 만나며 잠시 숨겨뒀던 모습이었을지도..


연말 게하파티인 듯했고 새해 카운트다운 영상이다.

(전에 게하 스텝이었다고 하더라.)

새해가 바뀌며 사람들이 서로 새해맞이 축하를 하고 영상 속의 그녀는 다른 남자랑 포옹을 한다.

거리가 먼 앵글이었지만 내 눈에 딱 들어왔다.


화도 나지 않는다. 화를 낼 입장도, 자격도, 그럴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이제 나는 이별을 완벽히 받아들였나 보다.


상황이 어떠한 상황이고 포옹을 한 남자가 새 남자친구인지 따위는 궁금하지 않다.

그냥 내가 한 선택이 확신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서두에 쓴 문구는 내가 제일 좋아하며 실천하고자 하는 말이다.


연애라는 것, 연애가 아닌 모든 인간관계에서 신뢰는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헤어진 상황에서 신뢰를 쌓을 필요도, 어울리지도 않은 말이지만 이제는 아예 개나 줘 버려야겠다.

조금이나마 남아있던 정까지 떨어졌다.

상대는 충분히 그럴 수 있겠지만 그럴 거면 질척대지나 말던지.

십여 통 부재중이 있었던  이틀 뒤에 저러고 있으니..


서로의 입장차이겠지만 어차피 헤어졌다.

상대의 상황, 입장 따위 고려할 필요도 그걸로 따져 물을 필요도 기분 나빠할 필요도 없는 사이다.

그냥 내 입장만, 내 마음대로 생각하기로 했다.


잘 꺼져라.


가끔은 헤어진 상대를 내 기준, 입장만을 생각해서 나쁘게만 생각하는 것도 잊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어차피 다시 만날 거 아닌데 내 마음속으로만 욕하는 게 무슨 죄도 아니고? 남들한테 험담만 안 하면 됐지.

(헤어지고 남들한테 전연인을 험담하는 것은 자기 얼굴에 침 뱉기랍니다. 하고 싶으면 그냥 자신한테만 하세요.)


그러던 중 새해가 바뀌고 1월이 다가는 시점에서 부재중 5 통과 SNS메신저 2건이 아침에 눈을 떴더니 나를 맞이하더라.

자고 있을 때만 전화하는 것도 참 능력이다.

같은 시간 안 잘 때는 연락도 안 오다가.. 꼭 잘 때만..

이래서 우린 서로 안 맞았고 헤어질 수밖에 없는 사이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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