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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 Jul 08. 2022

그렇게 작품이 되는 거란다

선하신 계획

한지의 정갈함

평온함 위에

검은빛 물방울이 떨어진다


한 방울,

또 한 방울


잠깐의 정적 뒤에

쉴 새 없이

정갈함을 흔든다


한지 뒷면의

고운 거침이

검은빛 물방울을 잡는다


거침을 원망하고

거침을 자책하는

아이의 마음에도

검은빛 물방울이 떨어진다


한 방울,

또 한 방울


잠깐의 정적 뒤에

쉴 새 없이

아이의 마음을 흔든다


따스한 바람 되어

아이의 뺨을 스치는

사랑


아이야

한지 뒷면의 고운 거침과

네 거침은 같은 거란다


검은빛 물방울이

글씨 되고 그림 되어

작품 되는 것처럼


네 삶의 검은빛도

글씨 되고 그림 되어

그렇게 작품이 되는 거란다




한지에 붓이 처음 닿으면 한지는 어떤 느낌일까? 오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망했다고.


어린 시절,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를 보면서 신기해했던 기억이 난다. 아무렇게나 붓으로 다양한 색의 점을 찍는 것 같은데 어느 순간 작품이 되어있다. 그 아이는 그 점들이 모여 어떤 그림이 될 거라는 걸 알고 있었을 거다.


우리가 겪는 많은 아픔의 순간들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우리는 그 순간들을 지나며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작품이 되어가고 있지 않을까?

그 사랑이 우리에게도 말한다.


그렇게 작품이 되는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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