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함께 걷는다
어쩌면 삶은 발보다 커다란 신발을 신고, 신발이 벗겨질까 다리에 힘을 주고, 신발을 끌며 구름을 쫓아가는 건지도 모른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삶은 버겁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직장이라는 울타리 등 많은 울타리 안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혼자 외로운 사투를 벌이며 지나온 시간들. 사랑하는 이들의 어려움이 혹시나 나 때문일까 자책했던 순간들. 그런 순간들이 지나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건 꽃밭이 아니라 절벽이다.
절벽 앞에 서서 눈을 감는 순간을 경험하고 나서야 비로소 우린 산다는 의미를 이해하게 되고 나 혼자 외로운 사투를 벌이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마주 볼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과 함께 웃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도 알게 된다.
그렇게 우리는 함께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