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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 Sep 01. 2022

푸르름이 마지막이라면

주름진 손이 말해줄 거다

푸르름이 마지막이라면

어디에 간직할까


눈에는 하지 말자

가장 쉽게 변하는 것이 눈이니까


아니다 가장 쉽게 변하는 건 입이다

그래도 하지 말자


그럼 어디에 간직할까

손바닥은 어떨까


가장 많이 볼 수 있고

주먹을 쥐면 감출 수도 있다


손바닥은 푸름을 바로 흡수하고

놓지 않을 거다


잃어버린 자식을

다시 찾은 엄마처럼


깊숙이 품고

계속 바라볼 거다


푸르름이 없는 듯

주름진 피부로 가리고




푸르름은 싱그러운 웃음이다. 아이 같은 웃음.


언젠가 우리는 아무리 애를 써도 그렇게 웃을 수 없다. 그때가 되면 주름진 손은 우리에게 말해줄 거다. 애썼다고. 다른 사람들은 모를 수도 있지만 내가 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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