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래동화에 나오는 호랑이가 생각나는 밤이다.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산길을 가다가 호랑이를 만난 어머니는,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겠다는 호랑이 말에 벌벌 떨며 떡 하나를 던져준다. 고개를 넘을 때마다 호랑이는 떡을 하나씩 요구했고 떡이 없어지자 어머니를 잡아먹었다.
조금씩 조금씩 나를 비운다
원래 내 것이 아닌 듯
달라는 대로
조금씩 조금씩 가벼워진다
하늘을 날고 싶은
풍선처럼
멀쩡하게 보이던 전구가
한순간에 나가듯
이제 나는 없다
80이 넘어서 아빠 병시중하느라 반쪽이 되신 엄마를 보며 든 생각이다. 이 사람 저 사람 챙기느라 정작 본인의 건강은 돌보지 못하는 엄마. 그냥 그렇게 언젠가 눈을 감을 엄마...
출근하는 길에 모퉁이를 돌면 감나무 하나가 있다. 예쁘장하게 생긴 감들 사이로 맨꼭대기에 있는 감은 유난히 예쁘다. 내 볼을 스치는 바람이 나를 토닥이듯 위에 있어서 더 많이 토닥여주었을까? 사랑을 많이 받아 밝은 아이처럼 꼭대기 감이 나를 보고 웃는다
어느 날 그 감나무를 지나가는데 까치가 그 꼭대기 감을 쪼아 먹고 있다. 아무 표정 없이 그냥 그렇게 감은 가만히 있다. 조금씩 감이 사라진다.
감은 그렇게 사라질 것을 알고 있었을까?
바람이 말해줬을지도 모른다. 삶은 그런 거라고. 가지고 있는걸 다 주고 가는 거라고. 그래도 순간의 행복이 감사한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