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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 Jan 22. 2023

먼지가 행복이라면(신앙글)

다시 예전처럼

수북이 쌓인 먼지가

행복이라면

넌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햇살에 반짝이는 모래처럼

티끌 같은 행복들이

영롱한 빛을 발하고


그 빛의 아름다움이

네게 머물면

전구가 켜지듯


너의 동그란 눈동자가

총명한 빛을 발하며

기쁨으로 빛날 텐데


불 꺼진 조명을 밝힌

아침햇살처럼

너에게 행복이고 싶다




난 가끔 정직하게 내 나이만큼의 우울감을 느낀다. 티브이아래에는 수북이 먼지가 쌓여있고 몇 달 전 깨진 전등은 그 상태로 방치되어 있다. 신데렐라에 나오는 요술처럼 난 나를 행복하게 해서 예전으로 돌려놓고 싶었나 보다. "먼지가 행복이 돼라"라는 주문으로.


이 글을 써 놓은지 며칠이 지났고 오늘 아침 잠결에 눈을 떴다가 깜짝 놀랐다. 여러 개의 전등 중 하나에만 불이 들어와 있어서. 자세히 보니 아침햇살이 비친 전등에 불이 들어온 것처럼 보인 거다. 잠시 후 해가 방향을 바꿨는지 그 빛이 사라졌다.




구정을 앞두고 난 교회 아이들과 지인들에게 카톡으로 인사를 건넸다. 가족이나 다른 사람들 행복도 소중하지만 ㅇㅇ도 행복한 2023년이길 바라~♥♥♥

이 사진과 함께.


그리고 언니와 내게 감사하다는 이런 답글을 받았다.


중고생 때 힘이 되는 말도 많이 해주고, 자신감도 없을 때 할 수 있다고 맹목적으로 믿어주고, 표현해 줬던 게 생각이 많이 나고 감사했다고. 오랜만에 연락해도 한결같이 반가워해주는 것도 감사하다고. 성인이 되어보니 더 깊이 이해돼서 더 감사하다고. 알게 모르게 안에 차곡차곡 쌓여서 채워져 있는 거 같다고. 힘들 텐데 아직도 애들 위해서 자리 지키고 한결같이 베푸는 게 지금 애들한테도 좋은 씨앗이 될 거라고. 이 얘기를 해주고 싶었다고.


내 먼지 같은 작은 사랑도 햇살 같은 신의 사랑이 비추면 반짝인다. 난 오늘 받은 답글에 담긴 사랑으로 행복해졌다.




돌아가고 싶었던 예전의 나, 나의 행복은 이거였다.


2014.1.21 카카오스토리

중고등부 청년부 엠티 첫날~

우리는 무엇 때문에 기뻐하는가?

기도하면서 흘리는 리더와 몇몇 아이들의 눈물이,

모두 기뻐 뛰며 찬양하는 모습이,

서로에게 글을 써주며 나누는 대화가

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아이들과 같은 꿈을 꾼다는 게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지~

아직은 허전한 마음이 남아있지만 언젠간 채워지리라 믿는다.




난 다시 힘을 내서 예전처럼 총명한 눈빛으로 아이들과 함께 설레고, 함께 꿈꾸고, 함께 행복하기로 한다. 먼지 같은 작은 사랑일지라도 변치 않는 사랑으로 서서~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도 말씀드리고 싶다.

 

가족이나 다른 사람들 행복도 소중하지만 ㅇㅇ님도 행복한 2023년 되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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