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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 Mar 08. 2023

흔들리는 나에게 내가

바라봄, 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삶은 날마다 기쁨이고 기적입니다."


가족의 극진한 사랑으로 장애를 극복하고 기적을 만들며 행복을 찾았던 크리스토퍼 리브의  말이다.

멋진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은 나의 사랑에 의문을 품게 했다. 내가 '사랑하는 이'라고 이름 붙인 사람들과 기쁨의 삶을 살고 있을까?  

내 글에는 사랑이라는 말이 많이 들어간다. 그런데 이 질문에 선뜻 대답할 수 없다. 내가 말하는 사랑은 뭘까?




흔들리는 나에게, 내가


너도 알지?

내가 항상 너를 바라보는 거.

네 생각과 네 마음도.  

내 생각을 말하기 전에 누구보다 너를 잘 안다고 미리 말하는 거야.


"내가 말하는 사랑이 뭘까?"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기는 할까?"

네 사랑을 의심하는 너에게 내 생각을 말해주려고.

너의 사랑을 의심할 때 가장 크게 흔들려. 알고 있어? 난 그런 네가 마음 아프거든.


내 생각에 네가 말하는 사랑은 다른 사람이 말하는 사랑과 좀 다른 거 같아.

사랑하고 말겠다는 의지 같은 거라고 할까? 네 맘에 드는 사람을 선별하는 게 아니라 연관된 모두를 감싸안는 마음.

그 마음의 방향과 의지가 네 사랑인 거 같아.


누군가를 사랑하기는 하냐고? 당연히 사랑했고 지금도 사랑하지. 혼자 타인을 위해 가식적인 눈물을 흘리는 사람은 없으니까. 타인을 위해 마음 아파하고 울었던 모든 순간이 사랑이라는 것만은 확실해.


물론 알지. 네가 그걸 고민하는 게 아니라는 거. 희망적인 것을 기대하지 않는 마음, 덤덤해지는 마음이 너를 좌절시키는 거 알지. 다른 사람들은 새로운 희망을 보는데.


그냥 힘들면 웃고, 더 힘들면 울어. 내 생각에 그게 사랑인가 아닌가는 중요하지 않거든.


언젠가 네가 물었지? 삶의 마지막은 왜 고통이냐고.

우리의 삶은 불씨에 얹혀 훨훨 타고 남은 재마저 흩고 가는 장작 같은 거라는 생각이 들어. 이유는 모르지만 누군가의 삶은 타다 만 장작의 삶이기에 고통 가운데 오래 놓이는 거고. 결국 우린 모두 삶의 마지막 순간에 인내의 성취를 이루고 가게 될 거야.

물론 이건 내 생각.


외면하지 않고 바라봄도 사랑이야.

언젠가 네가 말한 거처럼.


그래서 난 널 계속 바라볼 거야. 너도 계속 바라볼 거지? 네가 사랑이라고 부르는 사람들.

온전한 사랑을 하지는 못해도 바라봄, 넌 작지만 소박한 그런 사랑을 하고 있는 거야.


죽어가는 쌍둥이 자매 카이리에게 언니 브리엘이 한 일은 단지 동생의 어깨에 손을 올려 안은 거잖아. 그것만으로도 기적을 이룬 것처럼 난 그냥 네가 지금처럼 작은 사랑을 해도 된다고 생각해. 기적은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사람을 통해 이루실 테니까. 그것마저 놓지 말자.




'바라봄'하니까 으로 끝나는 말 그림으로 그리며 함께 웃었던 생각이 난다.

바라봄, 안아봄, 굴러봄, 때려봄~^^


기분 좋은 바람이

코끝을 간지럽히면

내가 온 거야

행복 가득 안고.

봐~ 봄.


서로의 어깨에 손을 얻는 마음 따스한 봄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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