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김주열 열사를 기리며

by HAN

날카로운 굉음

생채기 난 몸

최루탄 박힌 눈동자


그대를 품은

바다가 울고 또 운다

그대 다칠까 파도마저 잠잠했던 그날


음식으로 체하면

팔뚝을 꾹꾹 주물러 가며

날카로운 바늘을 들이밀던

엄마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피멍 든 그대 마음 찔러

울분이라도 덜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


속없이 맑고 고운 얼굴로

그날도 흩날렸을 벚꽃 잎

흩날리는 벚꽃 잎을 보며

우리가 울고 또 운다




4월이다.

제주 4.3 사건, 4.19 혁명, 4.16 세월호 참사... 많은 사람들이 타인에 의해 죽어 간 4월. 유난히 조화같이 울긋불긋 화사한 꽃들이 많이 피는 4월. 그 화려함이 죽음 앞에 철없는 아이의 웃음 같아서 마음이 시리다. 거기에 더하여 간신히 참고 있는 눈물을 흐르게 하는 것은 흩날리는 벚꽃잎이다. 소중한 이의 허무한 죽음 앞에, 울부짖는 그 얼굴에도 춤추듯 내려앉았을 벚꽃 잎.


불현듯 엄마가 체하면 손을 따주시던 생각이 난다. 불의에 맞서다 죽어가는 그 마음 안에는 얼마나 많은 울분이 있었을까? 손을 따서 막힌 것이 다시 흐르듯, 눈물 바늘로 가슴을 찔러 조금의 울분이라도 덜어냈다면 가는 마음에 조금이라도 위로가 됐을까? 아직도 어린 자아는 내가 찌르지 못하고 비겁하게 엄마를 찾는다.


나라를 위하여, 나라 때문에 희생된 많은 분들과 가족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지금 우리 주위에는 힘겨움에 숨조차 버거운 이들이 많다. 우리의 눈물이 그들의 힘겨움을 녹여 조그마한 숨길이라도 내주면 좋겠다. 그리고 이제 나도 엄마처럼 어른이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