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그러진 깡통

당신의 눈물이 모여 이렇게 예쁜 꽃이 되었습니다

by HAN

삶의 아픈 경험은 우리를 주눅 들게 하고 우리를 구석으로 내몬다. 아픈 경험이 반복되면, 중심에 서기를 원하는 사람들 틈에서 기꺼이 그 자리를 내어주고 자진해서 구석을 찾는다. 그런 사람을 보며 우리는 찌그러진 깡통 같다고 생각한다. 나는 기꺼이 찌그러진 깡통이 된 아이 이야기를 하고 싶다.




아이는 씩씩하고 힘이 세다. 미술을 전공했고, 한 때 교회에서 피아노 반주도 했고, 수영을 잘해서 라이프가드로 알바를 하기도 했다. 기획하는 것을 좋아하고 손재주도 있다. 다양한 분야를 기웃거린 아이는 한 때 스튜어디스를 준비하기도 했다.

아이는 지금, 남자들이 많이 종사하는 일을 하려고 준비하는 과정이다. 처음 기숙사로 데려다주던 날이 지금도 생생히 기억난다. 혼자 쓰기에도 좁아 보이는 방을 두 사람이 나눠 써야 하기에 조금은 당황스러웠고, 낮에 출발해서 밤에 도착할 만큼 먼 거리였기에 아이만 남겨두고 오는 마음은 그 길이만큼 힘겨웠다. 새로운 배움이 힘겨울 법도 한데 아이는 재밌다며 수능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처럼 공부하며 시험을 잘 통과했다.


그러던 아이에게 조금씩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아이의 역량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경쟁이 심한 소수 집단에서 벌어지는 숨은 싸움이었다. 몇 사람이 한 사람을 바보 만드는 것은 일도 아니었고, 부족할 것이 없어 보이는 아이는 쉽게 타깃이 됐다. 처음 시작은 아이를 시샘한 룸메이트 때문이었다. 그 아이가 하는 말들 때문에 아이는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는 아이로 인식되었고, 보이지 않게 여러 가지로 불이익을 당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왜 그렇게 대하는지 이유조차 몰랐다. 상황을 알게 된 아이는 분노했으나 방법이 없었고, 아이가 속상하다고 이야기하면 어른들은 말했다. 사랑으로 잘해주라고.


민감한 상황들에 놓인 아이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기에, 아이는 그곳에서 평생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할 일들을 여러 차례 겪었다. 어른들은 그 안의 세계를 잘 몰랐고, 여러 차례 문제 상황이 반복되자 아이에게 문제의 여지는 없는지를 점검했다. 그러다가 시간이 많이 지난 후에 알게 되었다. 아무 이유 없이 그때 걸린 사람을 작정하고 괴롭혔다는 것을. 그런 상황은 생각도 못했기에, 아이가 아무리 힘들다고 이야기를 해도 아이에게 큰 힘이 되어주지 못했다. 온전히 아이 편이 되어주지 못하면서 아이를 더 힘들게 했는지도 모른다.


급기야 아이는 모함으로 더 이상 그 일을 계속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아이들 사이의 일을 그곳 책임자들조차 몰랐고, 그동안 참던 아이는 핸드폰을 복구해 가면서 증거를 모았다. 다행히 몇몇 사람들의 도움으로 누명을 벗을 수 있었다. 누명을 벗은 아이가 가장 기뻤던 것은 어른들에게 자신이 잘못한 것이 없음을 보여줄 수 있었던 거다.


아이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힘겨운 시간을 잘 버텨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런데 한 친구가 말한, 한마디 말이 어른들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처음에 당당하고 명랑했던 아이가, 지금은 찌그러진 깡통 같다고.

나도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사랑으로 덮어주라고 한, 그 어른들 중 한 명이다. 작정하고 무너뜨리려고 하는 사람을 어른들은 감당할 수 있었을까?

나도 깡통을 밟은 사람처럼 미안하고 마음이 아팠다.




깡통은 밟히면 상품가치를 잃고 솟구쳐 나오는 내용물은 변질된다. 밟힌 것에 대한 분노와 욕설이 뿜어져 나오리라.

다행히 아이는 상처와 사랑을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오히려 더 따뜻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성숙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는 아이안의 분노를 조금씩 눈물로 내보내고 있었고, 비워진 마음과 주위의 사랑으로 희미하게나마 타인의 상처를 보게 된 거 같다.


어쩌면 주눅 들어 보이는 아이의 모습은 함부로 타인을 대하지 않겠다는 아이의 따뜻한 마음인지도 모른다. 사랑 때문에 찌그러진 깡통이 된 아이가 너무 자랑스럽다. 치유와 회복을 통해 이제는 타인이 침범할 수 없는 굳건한 내면의 성도 잘 구축할 수 있기 바란다. 그리고 잘 버티며 새로운 길을 가는 아이에게 박수를 보낸다.


누군가는 울며 이 밤을 보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 눈물이 삶에 대한 슬픔을 조금이라도 흘려보낼 수 있길, 기운을 차리길 바라면서,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당신의 눈물이 모여 이렇게 예쁜 꽃이 될 거라고.


당신의 눈물이 모여 이렇게 예쁜 꽃이 눈물이 모여 이렇게 예쁜 꽃이 눈물이 모여 이렇게 예쁜 꽃이 눈물이 모여 이렇게 예쁜 꽃이 되었습니다


당신의 눈물이 모여 이렇게 예쁜 꽃이 눈물이 모여 이렇게 예쁜 꽃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