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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 Jun 03. 2023

들풀 사이 양귀비 같은 너에게

널 사랑해

지는 해의 온기가

대지를 감싸고

부는 바람이

작은 소리를 만들 때

난 너와 함께 있었어


노을 진 들녘

연둣빛 들풀 사이에

붉은빛으로

홀로 서 있던 네가

눈에 띄었거든


태양과 눈을 맞추며

영롱한 빛을 발하고

바람을 날개 삼아

날갯짓하는 널

가만히 보고 있었지


햇살의 온기 받고

대지의 넉넉한 품 안에서

바람의 지혜를 배우며

당당하고

예쁘게 자랐을 널


지금의 모습을 뒤로하고

초라한 모습으로

바닥을 뒹굴다

슬픔과 함께

흩어질 널


이렇게 넌

내 사랑이 된 거야

널 처음 본 순간 사랑했어

찰나의 순간이

정지된 순간처럼 길었거든


걱정하지 마

 사랑은

너를 꺾지도 가두지도

네 모습에 실망하지도

않을 거야


넌 그냥

당당한 너이기만 하면 돼




오늘 생각나는 사랑, 가만히 바라봄. 그리고 헤아림.


눈에 보이는 모습과 상관없이, 우린 들풀 사이에 외로이 피어있는 양귀비 같다.

똑같은 사람이 없기에, 각자는 '유일한 나'이기에 외롭다. 그리고 자연과 벗하며 아름답게 피어있는 양귀비처럼, 우린 서로의 사랑 안에서 존귀함으로 빛난다. 햇살의 온기가 되어주고, 대지의 넉넉함이 되어주고, 바람의 지혜를 전해줄 서로가 있다. 보살핌과 사랑을 받고 지혜를 배워간다. 우린 모두 사랑받을 만한 사람들이고 사랑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시들어 떨어질 꽃의 아름다움이 누군가의 마음과 생각에 저장되는 것처럼, 애쓰고 버티며 사랑을 전한 우리의 삶도 누군가에게는 기억될 거다.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햇살 같은 따스함을, 대지 같은 넉넉함을, 바람 같은 지혜를 전하는 그런 사랑을 하고 싶다.

또 그렇게 받은 사랑을 알아차리고 감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 이런 사랑은 쉽게 알아차리지 못할 테니까.

받는 사랑을 찾는 건 보물찾기 같은 거다. 찾을 때마다 신나고 반듯이 있다.  

새로운 달, 6월. 매일 보물 찾기를 하며 모두 행복한 6월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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